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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과 오순도순 책 얘기 손님과 도란도란 독서 토론

중앙일보 2015.10.13 00:03 라이프트렌드 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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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에서 판소리꾼 최용석씨가 공연하는 모습.


동네 골목 안쪽에 들어앉아 있는 작은 책방. 주인들은 적게는 3000권, 많게는 2만여 권에 육박하는 모든 책을 줄줄 꿰고 있다. 꼭 책을 살 목적이 아니어도, 찾는 책이 없어도 주인과 눈을 맞추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다. 남다른 감성을 지닌 주인장과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독서 모임, 특별한 공연·워크숍이 있는 작은 책방들을 소개한다.

감성 채우는 작은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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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마시며 책장 넘겨
북바이북


가볍게 맥주 한잔을 마시며 책을 읽고 구입할 수 있는 서점이다. 온라인 웹사이트를 관리하던 주인장이 ‘사람들에게 온라인이 아닌, 손으로 직접 책장을 넘기면서 콘텐트를 접하게 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서점을 차렸다. 서점은 소설과 같은 문학작품이 구비된 ‘1호점’과 비교적 활기찬 분위기에 맥주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2호점’으로 구분해 운영된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책마다 ‘책꼬리’가 있다는 것이다. 책꼬리란 책을 먼저 읽은 사람이 책에 대한 평이나 추천 이유를 손글씨로 적어 놓는 것을 말한다. 책 사이에 끼워져 있는 책꼬리는 책을 고르는 사람에게 책 길라잡이 역할을 톡톡히 한다.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작가 번개 행사’도 개최된다. 작가와의 만남은 여러 사람이 함께 술을 마시며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미니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되고 일정은 북바이북 홈페이지(bookbybook.co.kr)에 미리 공지된다.

위치 서울 마포구 매봉산로2길 64-1
문의 02-30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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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정원에서 책 읽기
정원이 있는 국민책방


정원이 있는 북카페 형식의 서점이다. 조경 전문가로 30여 년간 활동한 황용득 대표가 직접 정원을 꾸며 문을 열었다. 1만3000여 권의 책이 구비돼 있는데 대부분 건축 관련 서적이다. 주인장이 오랫동안 이용하던 단골 서점이 문을 닫을 때 인수했다고 한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옛 서적도 있고, 세계 최대 쇼핑사이트인 아마존에서조차 검색되지 않는 희귀본도 종종 찾을 수 있다.

이곳의 분위기는 조용하다 못해 무겁다. 조용히 책을 읽고 싶거나 공부하고 싶은 인근 대학교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데, 카페임에도 불구하고 대화 없이 각자의 일들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인근 학교의 시험기간에는 흡사 학교 도서관 같은 분위기여서 ‘국민독서실’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카페 내부는 2개 층으로 나뉘어 있다. 문화공간이 필요한 경우 한 층을 통으로 대관하기도 한다. 주인장이 직접 기획한 미술 전시나 음악 공연도 꾸준히 열린다.

위치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22길 64
문의 02-3141-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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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건축 서적 한곳에
SIMJI


강남 지역에 위치한 몇 안 되는 작은 책방 중 하나다. 건축·인테리어·디자인과 관련된 전문 서적을 갖추고 있다. 건축 전공자이자 30여 년 동안 출판업에 종사한 주인장이 운영하는 곳으로, 올해로 문을 연 지 20년째다. 이곳의 책들은 주인장인 이승환 대표가 유럽이나 미주 등 해외에서 열리는 도서박람회와 건축박람회 같은 대규모 행사를 직접 방문해 구입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해외 현지에서 50~100권씩 소량으로 구입해 오는 경우가 많고, 꽃이나 그래픽 관련 책처럼 구하기 힘든 분야의 최신 원서도 8000여 권 구비하고 있다.

한글이 아닌 외국어로 적혀 있는 원서가 많아 일일이 책을 살펴보며 찾는 것보다 주인에게 물어보는 것이 빠른 방법이다. 전문가를 위한 책뿐 아니라 테이블 세팅, 플라워 데코 같은 일반인을 위한 인테리어 정보와 건축 관련 서적도 많다. 초보 수준을 지나 중급 이상의 인테리어 실력을 갖춘 사람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진 아지트 같은 공간이기도 하다.

위치 서울 강남구 논현로 723
문의 02-512-1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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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건축 서적 가득
더북소사이어티


독립출판사 미디어버스 임경용 대표가 운영하는 곳으로, 디자인과 건축을 비롯한 예술 분야의 독립 출판물을 주로 판매한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콘셉트의 디자인 서적이 많아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고자 하는 디자이너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 곳이다. 눈에 띄는 간판이 없지만 지방은 물론,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와서 책을 사가기도 한다. 매주 책과 관련된 강좌가 열리는데, 오는 19일부터는 자신이 쓴 글로 직접 책을 만드는 총 6회차의 강좌가 열릴 예정이다. 최근에는 디자이너들이 각자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서로 공유하면서 참고할 만한 책을 제안해 주고 의견을 교환하는 ‘야작(야간작업) 타임’을 진행하기도 했다. 매월 ‘온 더 테이블’이라는 타이틀로 작가 기획전도 열린다. 작가들은 이곳만의 기획전을 위해 따로 작품을 만든다. 13일까지는 아티스트 ‘안데스’의 리사이클링 설치작품이 전시·판매되고, 14일부터는 홍승혜 작가전이 계획돼 있다.

위치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0길 22 2층
문의 070-8621-5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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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설렘을 느낀다
일단멈춤


여행서적 전문 서점이다. 여행을 주제로 한 단행본과 독립출판물을 판매한다. 일반 서점에서 판매하는 여행 가이드북은 없다. 여행을 떠나기 전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는 책이나 여행 후 느낀 생각들을 감성적으로 담은 책, 여행 중 읽기에 부담 없는 책을 선별했다. 주인장 송은정 대표는 “특정 장소와 관련된 실용 정보를 얻기보다는 여행의 설렘과 분위기를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방을 열었다”고 말한다. 이곳에는 책 사이사이, 공간 구석구석마다 주인장이 여행 중 수집한 소품과 책들이 비치돼 있다. 책 판매 외에도 다양한 행사도 진행된다. 6주 동안 나만의 여행 책을 만드는 ‘트래블진’ 워크숍과 여행작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여행토크도 열린다. 행사 일정은 일단멈춤의 공식 블로그(blog.naver.com/stopfornow)를 통해 알 수 있다.

위치 서울 마포구 숭문16가길 9
문의 010-2686-2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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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읽은 책만 판매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어렸을 때부터 헌책방 주인이 되고 싶었던 주인 윤성근씨가 소장하고 있던 책 3000 여 권으로 문을 열었다. 유럽 소설이나 철학서, 역사, 예술, 문학이론서들이 대부분이다. 책값은 정가의 50% 정도. 주인이 읽은 책이 대부분이어서 책에 대해 물어보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책방 곳곳에는 ‘잘생긴 주인장 추천도서’ ‘무인 카페 이용 방법’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알차게 즐기기’ 같은 안내판들이 위트 있게 비치돼 있다. 아직 주인이 읽지 않은 책만 따로 모아둔 코너도 있다. 이른바 ‘미확인 비행 책장’. 가격이 임시로 매겨져 있지만, 주인이 읽고 나서 더 가치 있는 책이라고 여겨지면 책값이 올라간다. 주인이 읽기 전에 잘만 고르면 싼값에 좋은 책을 ‘득템’할 수도 있다는 친절한 안내 문구가 적혀 있다. 매월 둘째·넷째 금요일에 뮤지션들의 공연이 열리고, 독서 모임도 활발히 진행된다. 운영 시간은 오후 3시부터 11시까지, 화요일과 일요일은 문을 닫는다.

위치 서울 은평구 서오릉로 18 2층
문의 070-7698-8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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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모임·낭독회 활발
책방 만일


조용한 독서 모임이나 낭독회가 활발히 진행되는 책방이다. 출판계에서 일한 주인장이 직장을 관둔 후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문을 열었다. 처음에는 책을 함께 읽는 작업실 같은 공간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책을 판매하는 책방이 됐다. 책방에는 환경·사회·문학 같은 굵직한 분야를 중심으로, 가족·인권·교육과 관련된 서적까지 함께 구비돼 있다. 독립서적들만 판매하는 여느 작은 책방들과 달리 대형 출판사의 책부터 독립서적까지 종류가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책방의 온라인 홈페이지는 따로 없고, 페이스북(www.facebook.com/manilbooks)과 트위터(@manilbooks)를 통해 주인장과 책방을 찾는 사람들이 서로 대화하며 정보를 공유한다. 워크숍이나 독서 모임 장소로도 이곳을 이용하고 싶다면 트위터에 신청하면 된다.

위치 서울 마포구 희우정로16길 46
문의 070-4143-7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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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하현정·라예진 기자 happyha@joongang.co.kr
사진=프로젝트 100·각 책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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