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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산가족 상봉 최종명단 교환…상봉 대상자들 "꿈만 같다"

중앙일보 2015.10.08 19:49

남북이 8일 판문점에서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최종 명단을 교환했다. 대한적십자사(한적)와 북한 조선적십자회는 이날 오후1시 남북 연락관 접촉을 통해 최종 상봉 대상자 명단을 교환했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제20차인 이번 상봉은 먼저 20~22일 북측 방문단 97명이 남측에 거주하는 가족을 상봉하고, 24~26일 남측 방문단 90명이 북한에 거주하는 가족을 만나는 순서로 진행된다. 장소는 모두 금강산이다. 남북 각 100명이 상봉을 하는 것이 당초 목표였으나 고령화 및 직계 가족의 사망 등을 이유로 100명을 채우지는 못했다고 통일부 당국자는 전했다.

이날 최종 상봉자 명단에 포함돼 북한의 여동생을 만나게 된 김우종(87) 옹은 본지와 통화에서 “(여동생) 정희를 우리 가족은 ‘꽃’이라고 불렀다”며 “형제밖에 없는 내게 여동생은 그만큼 소중한 존재였는데, 이렇게 65년 만에 만나게 되다니 꿈만 같다. (상봉 전에) 더 건강해져야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남측에서 상봉을 신청해 성사된 대상자 중 최고령자는 98세인 이석주 옹과 구상연 옹이다. 이 옹은 아들 1명과 손주 1명이 북한에 생존해 있으며, 구 옹은 북한에 딸 2명이 살아있는 것으로 이번에 확인됐다. 이 옹은 통화에서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며 "조금이라도 더 건강한 모습으로 아들을 만날 수 있도록 운동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옹의 부인 양복례 여사는 “평소 무뚝뚝한 양반인데 오늘은 참 기분이 좋다"며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상봉을 신청했는데 이번에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 옹은 강원도 출신으로 6·25 발발 후 인민군에게 잡혀 끌려가던 중 탈출했다. 당시 이 옹은 33세, 아들 이동욱(70)씨는 5세였다. 북에 두고 온 부인 한동해씨는 1994년 세상을 떠났다.

이번 최종 대상자에는 독립운동가 김관제 선생의 후손인 김병국(78) 목사와 사할린에 거주하다 영주 귀국한 박연동(90)씨도 포함됐다. 북측 방문단의 최고령자는 이홍종ㆍ정규현ㆍ채훈식 옹으로 모두 88세다. 이들은 남측에 생존해 있는 딸ㆍ동생ㆍ배우자 등을 만날 예정이다.

이번 남측 상봉 대상자들이 금강산에서 만날 북한 거주 가족들은 출신지역별로 ▷황해도 17명 ▷평안남도 17명 ▷함경남도 15명 ▷평안북도 10명 ▷강원도 10명이다. 북한에서 상봉을 신청해온 상봉 대상자들의 출신 지역은 ▷경상북도 18명 ▷강원도 17명 ▷경기도 15명 ▷충청북도 13명 등이며, 형제ㆍ자매가 모두 97명 중 80명으로 대다수였다.

북한은 지난해와 달리 “사망한 가족의 경우 제사라도 지낼 수 있도록 사망일자를 확인해달라”는 요구에 응하는 성의를 보였다고 통일부 당국자는 전했다. 정부가 같은 요구를 매번 상봉 때마다 해왔지만 북한이 실제로 요구에 응한 것은 처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일자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 월(月)까지 표기해서 자료를 넘겨줬다”고 말했다.

이산가족 상봉 최종 명단까지 교환하고 상봉 첫날이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통일부ㆍ현대아산 기술자들은 상봉 장소인 금강산 시설 개보수 작업을 진행 중이다. 14일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정부는 개보수 작업이 마무리된 후인 15일에 금강산 현지에 이산가족 상봉 준비단 선발대를 파견해 북측 담당자들과 만나 세부 일정을 조율한다는 계획이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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