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독] 한글문화연대, "'하이서울' 대체할 서울 브랜드, 한글 표기 고려해야"

중앙일보 2015.10.08 14:55
기사 이미지
[서울브랜드 최종 후보작]
기사 이미지
[서울브랜드 최종 후보작]
기사 이미지
[서울브랜드 최종 후보작]

하이서울 대체 최종후보 3종, 모두 영어로 구성
"서울 정체성 표현방식이 꼭 외국어야만 하나"

서울시의 '하이서울'을 대체할 서울 브랜드에 우리말 표기를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글문화연대는 "새로운 서울 브랜드 최종 후보 3개가 모두 영어로 된 로마자 표기를 쓰고 있어 한글파괴 현상이 우려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서울시에 전달했다고 8일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 5일 ’서울브랜드‘ 최종 후보 3개안('I.SEOUL.U', ’Seouling‘, ’SEOULMATE‘)을 공개했다. 26일까지 온·오프라인 시민투표를 실시한 뒤 전문가 심사를 거쳐 28일 최종 선정한다는 게 시의 계획이다. 최종 선정된 후보작은 2002년 지정된 서울브랜드 ’하이서울‘을 대체하게 된다.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하이서울이란 브랜드가 선정된 후 ’플라이 인천‘, ’컬러풀 대구‘, ’다이내믹 부산‘, '어메니티 서천' 등 지자체 브랜드의 외국어 남발 현상이 심각해졌다"면서 "서울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방식이 반드시 영어와 로마자일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국어바르게쓰기 위원회 소속인 그는 "이번 브랜드 선정 과정에서 국어학자들의 의견을 전혀 묻지않은 것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서울시 조례는 "시장은 시 주요 정책사업 명칭에 관한 사항을 자문하거나 심의하기 위하여 ’국어바르게쓰기 위원회‘를 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동경 서울시 도시브랜드담당관은 "최종 후보작들은 시민들의 의견을 받아 선정된 것이며 향후 한글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공공언어 개선 작업에 소홀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시는 2014년 7월 공공언어 바르게 쓰기 사용 조례를 공포하고 한자어·불필요한 외래어 등 어려운 행정용어 877개를 공문서에서 쓰지 않기로 했다. ‘시찰→현장방문’, ‘가내시→임시 통보’ ‘데이케어센터→어르신 쉼터’ 등으로 알기 쉽게 바꾸는 식이다. 올해 4월엔 광복 70주년을 맞아 공문서에 쓰이는 ‘공람(供覽)’ ‘내구연한(耐久年限)’ 같은 일본식 표현들을 고쳐쓰기로 했다.

하지만 서울 정보소통광장을 통해 지난 9월 한 달 간 쓰인 시 공문서를 검색해 본 결과, 공람(420건), 시찰(305건), 가내시(35건) 등의 용어가 사용된 사례가 여전히 많았다.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서울시 공공언어 개선제안 게시판’은 운영자가 몇 달째 답글을 달지 않는 등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장혁진 기자 analo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