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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팔 은닉재산 횡령 혐의 측근들, 항소심서 감형

중앙일보 2015.10.08 13:31

경북의 한 공원묘지에 있는 조희팔의 납골묘. 묘비에는 ‘창녕 조공희팔 가족지묘’라고 쓰여 있다. 묘지 등록부에 적힌 묘 주인도 조희팔이 아닌 ‘조영복’이다. 조희팔이 어린 시절을 보낸 경북 영천의 한 마을. 마을 주민들은 초등학교 졸업 후엔 조희팔을 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공정식]

징역 12년에서 징역 4년으로-.

4조원대 다단계 사기범인 조희팔의 은닉재산을 관리하며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조씨의 측근이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징역 8년을 감형받았다. 재판 과정에서 피해 회복을 위해 은닉재산 수백억원을 공탁했다는 이유에서다.

대구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이범균)는 8일 조희팔의 숨은 재산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고철업자 현모(53)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는 징역 12년이 선고됐다.

현씨는 2008년 조씨의 또 다른 측근에게 700여억원을 사업 투자금 명목으로 건네받은 뒤 이를 숨겨 두고 일부 사업에 투자한 혐의로 지난해 구속 기소됐다. 이후 현씨는 710억여원을 공탁했다.

재판부는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과 일부 기소 혐의에 대해 무죄가 인정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조희팔의 재산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전국 조희팔 피해자 채권단' 곽모(47)씨 등 조희팔과 관련된 인물 10명에게도 원심보다 감형된 징역 1년6월~6년을 각각 선고했다. 배임 등 일부 혐의를 무죄로 보면서다.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은 다단계 사기 행각을 벌인 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2008년 12월 9일 충남 태안 마검포항에서 어선을 타고 중국으로 밀항했다. 1만원권으로 7000만원의 돈다발을 선주의 손에 쥐어주고서다.

3년 뒤인 2011년 12월 경찰은 갑자기 조희팔이 도피처인 중국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화장을 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조희팔의 사망을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조희팔이 실제로 사망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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