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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서울 주택서 일가족 3명 시신 발견, 남편 "죽도록 힘들다" 토로

중앙일보 2015.10.08 11:26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다세대주택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남편 이모(58)씨가 일부 주민들에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이 지역에서 통장으로 일했던 박모씨는 “이씨가 ‘지방에서 일하느라 며칠씩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다. '죽도록 힘들다'고 말했다”며 “주택 생활과 관련해 물어볼 게 있다고 해 집에 수차례 들렀으나 이씨가 없어 포스트잇으로 현관에 내 연락처를 남겨놓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역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며 생활비를 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 김모(49)씨는 대부분 안방에 누워 투병생활을 했고, 이씨는 지방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집 거실에 이부자리를 펴놓고 오후 늦게까지 잠을 자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주민 김모(56)씨는 “이씨가 갑자기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져 이 지역까지 흘러들어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주민들 사이에서도 어쩌다 아픈 아내와 딸 아이까지 데리고 비좁은 다세대주택까지 들어왔는지 안쓰럽다는 얘기가 종종 나왔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이모(53)씨는 “지치고 피곤한 표정으로 밤 늦게 자택으로 들어서는 이씨를 몇번 봤다. 말수가 적지만 성실한 사람으로 보였는데, 이런 일을 저지를 줄 몰랐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가 생활고로 인해 가족을 살해한 뒤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이씨는 질식사로, 모녀는 약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해 자세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손국희·박병현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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