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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출산율 책임져라 … 아베 ‘1억 총활약상’ 신설

중앙일보 2015.10.08 02:01 종합 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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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아베 총리는 7일 경제·외교안보 라인의 골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19명의 각료 가운데 10명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아베 총리(자민당 총재)는 자민당의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간사장을 비롯한 핵심 간부 5명도 모두 유임시켰다. 이에 따라 대내외 정책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50년 후에도 1억 인구 유지 목표
재무성 출신 최측근 가토 앉혀
경제·안보 등 핵심 각료 9명 유임
대외정책 기조 큰 변화 없을 듯
문부상엔 프로레슬러 출신 하세
고노 담화 수정 요구한 보수인사


 개각에서 가장 주목을 끈 것은 ‘1억 총활약 담당상’ 신설이다. 아베 총리의 핵심 측근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부(副)장관이 기용됐다. ‘1억’은 향후 50년 후에도 유지하겠다는 일본의 인구 목표치다. 이 각료직은 2단계 아베노믹스와 맞물려 있다.

아베는 지난달 명목 GDP 490조 엔의 600조 엔 증대, 적극적 육아 대책을 통한 출산율 1.4를 1.8로 향상, 안심할 수 있는 사회보장의 새 3개 화살을 공표한 바 있다. 이날 개각 회견에서도 ‘1억 총활약’을 향후 3년간의 간판정책으로 내걸었다. “새로운 3개 화살로 1억 총활약의 빛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내각의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이를 위한 국민회의를 발족시키겠다고 밝혔다. 구체적 실행 방안은 연내에 나올 전망이다. 가토가 발탁된 데는 대장성(현 재무성) 출신으로 경제·재정 정책에 밝은 데다 자민당 후생노동부회장을 맡은 점이 참작됐다고 한다. 가토는 여성활약, 납치문제도 담당하게 된다. 그러나 관장 업무가 여러 정부 부처에 걸쳐 있어 벌써부터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정책을 관장하는 신임 문부과학상에는 프로레슬러 출신의 하세 히로시(馳浩) 전 문부과학부(副)장관이 임명됐다. 하세는 역사·영토 인식 교육을 강화해온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전 장관과 마찬가지로 보수색이 짙다. 2009년 극우 색채의 지유샤(自由社) 역사교과서를 높이 평가하고,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의 수정을 요구한 바 있다. 역시 고노 담화에 비판적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총재 특보는 이번에 가토에 이어 관방부장관을 맡게 됐다. 이 두 명은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무상과 더불어 내각에서 보수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행정개혁 담당상(국가공안위원장 겸임)에 발탁된 고노 다로(河野太郞) 중의원 의원은 고노 담화의 주인공인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중의원 의장의 장남이다. 고노는 원전 반대론자여서 앞으로 원전 가동에 대한 입장이 주목을 끌게 됐다. 여성 입각은 3명으로, TV아사히 아나운서 출신의 마루카와 다마요(丸川珠代) 참의원 의원이 환경상에 발탁됐다.

 유임된 9명은 국정의 핵심 분야를 담당하는 중량급 인사들이다. 정책의 연속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경제 분야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재무상,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경제재생담당상이 자리를 지켰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상 유임은 외교안보 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임을 일러준다. 나카타니는 자위대의 역할과 반경을 대폭 확대한 안보법 후속 대책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 비둘기파의 명맥을 잇는 기시다파 회장인 기시다 외상은 보다 적극적인 아시아 정책을 펼 가능성도 있다. 아베 총리도 지난달 자민당 총재선거 이후 한·중과의 관계개선에 의욕을 보인 바 있다. 그런 만큼 10월 말 또는 11월 초 서울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한·일 간에 관계 개선의 돌파구가 마련될지가 관심이다.

 아베 정권의 내정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과의 강고한 협업 체제에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지난달 파벌 결성을 통해 아베 총리 후임을 꾀하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지방창생 담당상은 유임됐다. 아베 내각은 당분간 경제회복을 본궤도에 올리는 데 주력하면서 내년 7월의 참의원 선거에 대비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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