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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살인사건 현장에 있었던 에드워드 리 증인 선다

중앙일보 2015.10.08 01:42 종합 10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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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터슨

18년 전 ‘이태원 햄버거 가게 살인사건’의 주범으로 기소됐다가 무죄를 선고받은 재미동포 에드워드 리(36)가 조만간 열릴 아서 존 패터슨(36·사건 당시 18세)의 살인 혐의 정식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검찰이 재수사에 착수해 패터슨을 주범으로 기소한 지 4년여 만이다.

당시 주범 기소됐다 무죄 풀려나
검찰, 증언 통해 패터슨 죄 입증 계획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이철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 심규홍) 심리로 8일 열리는 패터슨에 대한 살인 혐의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리를 증인으로 신청할 것”이라고 7일 밝혔다. 법원이 리를 증인 신문키로 결정하면 리가 이번엔 목격자로서 현장 상황을 증언하게 된다. 앞서 검찰은 대학생 조중필(당시 22세)씨 살해의 주범으로 2011년 패터슨을 기소한 데 이어 최근 범죄인인도 절차를 거쳐 미국 측이 체포한 패터슨의 신병을 넘겨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일단 이날 리로부터 증인 출석 의사를 직접 확인받았다고 한다. 리의 아버지도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아들이 한 달 전쯤 한국에 들어왔으며 패터슨 재판에 증인으로 나설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1997년 4월 3일 오후 10시쯤 서울 이태원 소재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리와 함께 조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2011년 패터슨을 기소했다. 형법 250조(살인)와 30조(공동정범)를 적용했다. 리도 공범으로 판단했다. 다만 리의 경우 이미 무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일사부재리(一事不再理) 원칙’에 따라 기소하지 않고 증인으로 세워 패터슨의 유죄 입증에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검찰은 18년 전 리만 단독 범행으로 기소해 패터슨을 놓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검찰은 패터슨의 과거 진술을 분석한 결과도 재판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수사 관계자는 “패터슨은 ‘리가 화장실 대변기 칸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한 뒤 갑자기 찔렀다’고 진술했고 리는 ‘패터슨이 대변기 칸 문을 열어본 뒤 갑자기 찔렀다’고 했는데 여기에 결정적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단순 목격자는 대변기 칸 문을 연 목적을 서술할 수 없는데 패터슨은 ‘사람이 있는지 확인했다’는 목적을 말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패터슨 측 오병주 변호사는 “검찰이 리를 공범으로 보는 것 자체가 패터슨이 주범임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 누가 진범인지 따질 것”이라고 했다.

 패터슨은 그간 변호인 접견에서 “리가 마약에 취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기도해달라.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오 변호사는 “범행을 했다면 피해자 가족에게 사과하는 게 맞다고 몇 차례 얘기했지만 패터슨은 ‘절대로 죽이지 않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백민정·서복현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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