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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 바꾼 EU, 난민 수십만 명 돌려보낼 궁리

중앙일보 2015.10.08 01:29 종합 14면 지면보기
유럽연합(EU)이 유럽에 들어와 있는 난민 수십만 명을 조만간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영국 더타임스는 6일(현지시간) “EU가 현재의 비정상적인 이민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더 많은 난민을 본국에 송환하라’고 회원국들에 촉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회원국들에게 ‘난민들을 적극 수용하라’고 압박하던 몇 달 전과는 대비되는 움직임이다.

상반기 40만 명 유입에 혼란 커져
추방 피해 도망 못 가게 구금 추진

 유럽으로 들어온 난민은 올해 상반기에만 40만 명이 넘는다. 이들 대부분은 시리아·아프가니스탄의 전쟁을 피해 떠나온 이들이다. 더타임스가 이날 공개한 문건에서 EU는 “회원국은 난민들의 송환 여부를 체계적으로 결정하고, 이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난민 심사에서 탈락한 난민들이 추방을 피해 달아나지 못하도록 이들 난민을 미리 구금하는 방안도 나왔다. “난민 출신 국가들이 추방당한 난민들을 차질없이 수용할 수 있도록 원조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이 유럽으로 들어가기 위해 거쳐가는 터키를 지원하는 방안도 나왔다. 독일 일간지 도이체 벨레는 6일 “EU가 터키 정부에 최대 10억 유로(1조3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EU의 지원을 받은 터키 정부는 자국 내 난민 수용시설 6곳을 세우고 연안경비대도 대폭 개선해 유럽으로 넘어가는 난민들을 저지한다는 계획이다.

 배경에는 한 달에도 수십만에 달하는 난민이 유럽에 유입되면서 EU 국가들이 겪는 혼란이 자리하고 있다. ‘난민 사태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 여론에 못 이겨 시리아 난민 2만 명을 수용하기로 했던 영국 정부도 다시금 강경한 이민 억제 방침을 강조하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처럼 이민자들이 많은 상황은 통제돼야 한다”며 “이들을 통제하지 않으면 화합과 통합의 사회를 만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난민 반대 여론이 커지는 독일에서도 난민의 ‘무제한 포용’에서 ‘제한적 관리’로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있다. 일간 더로컬은 “독일 국민 10명 중 8명이 난민에 대한 국경 통제를 원하고 있으며, 10명 중 6명은 메르켈 총리의 난민 수용정책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한편 EU는 지난달 진통 끝에 합의한 난민 4만 명의 분산·재배치 방안을 오는 9일부터 본격적으로 실행한다. 첫 번째 재배치 대상은 현재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는 아프리카 에리트리아 난민들로 9일 오전 항공편으로 스웨덴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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