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새미 라샤드의 비정상의 눈] 입어보니 정말 편했어요 ‘한복의 날’ 만들었으면

중앙일보 2015.10.08 00:35 종합 32면 지면보기
기사 이미지

새미 라샤드
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

역사가 깊고 문화가 풍부한 나라에는 반드시 전통 의상이 있다. 전통 의상은 긴 역사를 거치면서 그 나라의 기후와 사람들의 생활양식에 적합한 형태로 변화해왔다. 가령 유목 민족인 몽골 사람들은 말을 편하게 탈 수 있도록 전통 의상을 발전시켰다. 이슬람권에서는 남녀 모두 몸을 철저히 가려야 하니까 남자의 전통 의상은 기장이 길고 헐렁하며 여자 옷은 머리카락을 가리는 히잡까지 포함된다.

 한국도 오랜 역사의 나라답게 전통 의상인 한복이 있다. 한복은 색상이 다양하고 색깔마다 다양한 의미가 있다. 과거엔 그 모양이 신분에 따라 다양했다고 들었다. 아랍인의 입장에서 전통 의상이 이렇게 다양하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색달랐다. 전통 의상은 온 국민이 똑같이 입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랍 전통 의상은 누구나 잘 아는 흰색 원피스다.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고 간단한 장식품이나 색상이 추가되기도 한다. 아랍 전통 의상은 한복과 용도에서 차이가 있다. 아랍권 중에서도, 특히 페르시아만 지역에서는 평상시에도 전통 의상을 입고 학교나 직장에 다닌다. 이처럼 전통 의상은 일상의 일부다. 하지만 한복은 명절이나 결혼식 같은 특별한 날에만 입는 옷이 됐다.
 
기사 이미지
 한국 문화를 배울 때 여러 차례 한복 체험을 해봤는데 함께했던 외국인들의 반응은 “정말 편하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느낌이 든다” 등등 칭찬 일색이었다. 특히 여성용 한복을 입어본 아랍권 여자들은 “머리에 히잡(아랍 여성들의 전통 머리가리개)만 쓰면 되겠다”라는 말을 했다. 아름답고 편안한 것은 물론 얌전하게 보이기까지 해 고향에서 입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친밀감을 느낀다는 뜻이다.

 이렇게 외국인들에게도 사랑받는 한복인데 정작 한국에선 평상시에 잘 입지 않아 안타깝다. 심지어 성인이 될 때까지 한복을 입어본 적이 없다는 한국 사람도 적지 않다니 놀랍기만 하다. 당연히 입을 때의 느낌, 색깔이나 모양의 뜻은 알 수 없을 것이다. 한국 사람이 한국의 중요한 전통 유산인 한복에 대해 모른다는 건 불행한 일이다.

 국내외에 한글의 중요성을 알리는 한글날처럼 ‘한복날’을 만들면 어떨까. 한국인은 물론 한국을 좋아하는 국내외 외국인에게 한복의 유래와 뜻을 알리는 기념일이 꼭 필요하다. 그날에 맞춰 전 세계적으로 한복 체험과 특별판매 행사까지 하면 한국에서는 물론 외국에서도 한복을 입고 다니는 사람을 볼 날이 멀지 않을 것이다.

새미 라샤드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