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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깜짝 실적 낸 삼성전자 “4분기가 걱정”

중앙일보 2015.10.08 00:01 경제 1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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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 3분기 실적 잠정치를 공개한 7일 삼성 계열사 사장들이 사장단 회의를 마치고 서울 서초동 사옥을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정기영 삼성경제 연구소 사장, 최외홍 삼성스포츠단 사장, 조수인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사장,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윤주화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전동수 삼성SDS 사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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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일까, 실력일까. 가(假) 집계한 올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든 삼성전자 이야기다. 삼성전자는 7일 올 3분기에 매출 51조원에 영업이익 7조3000억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3분기 영업이익 7조3000억
작년 3분기 4조에서 V자 반등
반도체 선전 속 환율 덕 봐
스마트폰 부진에 표정관리

 영업이익 숫자로만 보면 분명 깜짝 실적임에 분명하다. 증권회사들의 전망치(컨센서스)인 6조6000억원보다 무려 7000억원 많은 수치이기 때문이다. 올 2분기(영업이익 6조8980억원)보다 5.8%나 올랐다. 지난해 3분기 4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체면을 구긴 것과 비교하면 완연한 ‘V자 반등’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매출도 상승세를 탔다. 올 2분기보다 5.07%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처음으로 매출 50조원 고지를 넘어섰다. 주가도 덩달아 움직였다. 이날 삼성전자 주식은 전일 대비 8.69%(10만원)나 급등한 125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3분기 실적 시즌 돌입을 알리는 삼성발 훈풍으로 코스피 지수도 2개월 만에 2000선을 회복해 전날보다 15.19포인트(0.76%) 상승한 2005.84로 마감했다.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표정관리’를 했다. “올 4분기 실적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우려가 가시지 않는 이유는 ‘실적의 질(質)’ 때문이다. 올 3분기 호(好)실적을 이끈 건 권오현(62)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끄는 부품사업이었다. 삼성전자는 2012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을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으로 묶어 2012년부터 권 부회장에게 경영을 맡겨왔다. 부품사업은 부침이 심한데, 최근 들어 실적이 고공행진을 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따라 늘었다. 2013년 24.1%에 그쳤던 부품 매출은 지난해 26.6%로 차오르더니 올 상반기엔 29.2%로 치솟았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변화폭은 더 컸다. 2013년 27.2%→2014년 37.7%→올 상반기 56.4%로 폭증했다. 세계 1위 경쟁력을 갖고 있는 D램과 낸드플래시의 선전 덕이었다. 올 3분기엔 D램을 비롯한 메모리 값이 떨어졌지만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이익은 전분기(3조4000억원대)보다 많은 3조8000억원 선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디스플레이도 한몫을 거들었다.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에다 LCD(액정표시장치) 시장까지 악화되면서 한때 ‘몽니’ 대접을 받았던 디스플레이 사업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빛을 보기 시작했다. OLED가 중저가 스마트폰에 채택되기 시작하면서 판매 물량이 늘어 올 3분기에 예상치 대비 두 배에 가까운 9000억원대 영업이익이 점쳐질 정도가 됐다.

 반면 한때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던 휴대전화 사업은 3분기에 제자리걸음을 했다. 신종균(59) IM(IT모바일)부문 대표이사 사장의 올 하반기 야심작인 대화면 갤럭시 노트5와 갤럭시 S6플러스의 8월 조기 출시에도 불구하고 시장 성숙에 따른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면 IM부문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2013년(67.8%)을 정점으로 2014년(58.2%), 올 상반기(42.7%)까지 주저앉았다. KB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실적 잠정치 발표 직후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IM부문의 영업이익을 전분기(2조7000억원)보다 5000억원 내려잡은 2조2000억원으로 추정했다. 3분기가 통상 스마트폰 시장의 최대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신제품 출시 효과가 없었다는 뜻이다.

 스마트폰의 부진 속에서도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만든 또 다른 원인으론 환율이 꼽혔다. 매출의 대부분을 수출로 벌어들이는 삼성전자는 환율에 민감한데, 올 3분기 들어 원-달러 환율이 7∼8% 올라 ‘달러’ 결제를 하는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다시 말해 환율효과에 따른 착시현상이란 뜻이다.

 증권가는 다시 4분기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이번 성적표가 ‘실력’의 회복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선 추세를 봐야 한다는 뜻이다. 상황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스마트폰 값은 점차 내려가고, 프리미엄 시장의 맞수인 애플이 아이폰 6S 출시에 들어가 본격적인 경쟁이 불가피해진 데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같은 변수도 있기 때문이다. 화웨이와 샤오미 같은 중국 업체들의 약진도 위협적이다. 이가근 KB증권 연구원은 “어려운 여건임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삼성전자 실적은 높이 평가될 만하다”며 “다만 서프라이즈의 질이 어느 쪽에서 나온 것인지, 그 방향성이 향후 주가의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현예·박진석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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