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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어른들은 타슈~ 애들은 타지 마슈?

중앙일보 2015.10.06 16:02
‘언제나, 어디서나, 자유롭게’ 대전 시민이 공공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타슈’는 2009년 10월, 자전거 200대로 출발했다. ‘간단한’ 결제 후에 비치된 공공 자전거를 대여해서 자유롭게 타다가 다른 곳에 있는 임의의 거치대에 반납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타슈는 녹색대중교통수단으로 대전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나른한 주말 오후, 친구들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자 타슈를 타기로 했다. 우선 타슈를 빌리기 위해 대전 엑스포 과학공원에 위치한 정거장을 찾아갔다. 타슈를 처음 타는 만큼 설레는 마음으로 대여를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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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을 누르자마자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복잡한 인증 절차.]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뿐만 아니라 인증번호까지 입력해야 했다. 당황스러웠지만 일단은 열심히 지시 사항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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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복잡한 인증 절차를 마치고 나니 ‘미성년자는 이용할 수 없습니다’라는 김 빠지는 안내창이 떴다. 친구들과 함께 타슈를 타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예기치 못한 상황에 매우 당혹스러웠다. 친구들 또한 불편한 시스템에 불만을 토로했다.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시민의 마땅한 권리를 보장 받지 못한 청소년들은 이를 어떻게 생각할까.

오선율군은 “친구랑 타슈를 타려는데 저는 생일이 지나서 빌릴 수 있었는데 친구는 생일이 안 지나서 못 빌렸어요. 그래서 좀 애매하고 불쾌한 시간이었어요. 미성년자랑 자전거 타는 거랑 무슨 상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의아해 했다.

윤현식군 역시 “친구들과 영화를 보고 타슈를 빌려 갑천에서 자전거를 타려고 했는데 미성년자는 빌릴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각자 부모님 전화로 문자를 보내서 인증번호 전달받고 하는 복잡하고 어이없는 해프닝도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미성년자는 자유롭게 타슈 자전거를 빌릴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일까?

타슈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미성년자는 법정 대리인(부모님)의 동의 후 정회원권(7일권, 1개월권, 12개월권) 결제를 통해 타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고 있는 미성년자는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게다가 타슈를 원하는 날에만 빌릴 수 있는 ‘1일권’ 사용이 제한되어 있어 원하는 때에 자유롭게 이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타슈 측은 15세 미만자에 대한 계약을 금지한 상법 제732조*와 미성년자의 법률행위 능력을 제한한 민법 제5조**에 의해 미성년자의 결제 행위가 금지되어 있음을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미성년자는 민법상 단독으로 법률 행위를 할 수 없는 ‘행위 무능력자’로 분류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상법 제732조: 15세 미만자, 심신상실자 또는 심신박약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로 한다. 다만, 심신박약자가 보험계약을 체결하거나 제735조의 3에 따른 단체보험의 피보험자가 될 때에 의사능력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민법 제5조: 미성년자가 법률행위를 함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러나 권리만을 얻거나 의무만을 면하는 행위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하지만 상법의 경우 15세 이상의 미성년자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뿐더러 ‘법정 대리인이 범위를 정하여 처분을 허락한 재산은 미성년자가 임의로 처분할 수 있다’고 한 민법 제6조에 따르면 용돈과 같이 법정 대리인이 허가한 재산은 떡볶이를 사 먹고, 버스를 타는 것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미성년자가 버스 요금보다 더 저렴한 타슈 1일권(요금 500원)을 이용하지 못할 합당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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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의 2014년 이용교통수단별 통학인구 조사 결과,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통학)하는 대전시 유성구의 인구 중 15세 이상 미성년자의 비율은 21%에 달한다. 초등학생이 통계에서 제외된 것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수치이다. 그럼에도 미성년자의 타슈 이용을 규제하는 게 과연 합당한 일일까?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법이 청소년이 마땅히 보장 받아야 할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될 것이다.

글·사진=김윤재·김예지·박병진·신우림·유혜민·최유진(대전 전민고 1),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전민고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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