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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탈락 2차례 겪은 김무성 … ‘우선추천=전략공천’ 소신 꺾어

중앙일보 2015.10.06 02:12 종합 2면 지면보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친박계와의 타협카드로 제시한 ‘우선추천지역’ 조항이 새누리당 당헌(103조)에 포함된 건 지난해 2월 25일 당 전국위원회 때였다. 당시 당 지도부의 주축은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등 친박계였다. 관련 조항은 ▶여성·장애인 등 정치적 소수자의 추천이 특별히 필요한 지역 ▶공모에 신청한 후보자가 없거나, 여론조사 결과 등을 참작해 신청자들의 경쟁력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되는 지역에 대해선 상향식 공천의 예외로 ‘우선추천지역’을 선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작년 친박계가 만든 우선추천제
당시 “폐지하자” 주장한 김 대표
이번엔 친박계와 접점 위해 물러서

 이 중 ‘경쟁력이 현저히 낮다’는 표현이 너무 자의적이라 전국위에서도 “전략공천을 없애자는 취지로 도입하자는 우선추천과 기존의 전략공천이 뭐가 다르냐”는 반론이 터져나왔다. 공교롭게도 당시 이런 반론을 주도했던 사람이 지금의 김 대표다. 18대와 19대 두 번이나 낙천 경험이 있는 그는 전국위에서 “현격한 경쟁력 차이라는 기준이 모호하다. 다시는 (지도부가) 전략공천을 가지고 장난치지 못하도록 악용 소지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의 주장으로 그나마 원안엔 없던 ‘여론조사 결과 등을 참작해’라는 문구가 막판에 들어갔다. 김 대표는 친박 지도부가 마련한 우선추천지역제도를 처음부터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그로부터 1년2개월 뒤인 지난 4월 이 조항이 다시 문제가 됐다. ‘문무(김문수 혁신위원장·김무성 대표) 합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김 대표가 힘을 실었던 ‘김문수 혁신위의 혁신안’이 의원총회에서 의결됐던 때다. 이 혁신안은 우선추천지역제도를 전략공천과 동일시하며 “이를 당헌·당규에서 삭제한다”고 못 박았다. 혁신위에 관여했던 여권 관계자는 5일 “우선추천지역제는 어쩔 수 없이 전략공천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는 게 혁신위의 분위기였고, 이를 없애자는 제안을 김 대표가 수용했다”고 말했다.

 결국 김 대표가 지난 4일 “전략공천은 수용할 수 없지만 당헌·당규의 우선추천은 실시할 수 있다”며 물러선 것은 친박계와의 접점을 찾기 위해 ‘우선추천제=전략공천’이라는 자신의 신념을 꺾고 입장을 튼 것이다.

 김 대표의 측근 의원은 “혁신위 안이 의원총회를 통과할 때와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당시 혁신안을 통해 추진하려 했던 미국식 오픈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의 실현이 불가능해졌으니 합리적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했다. 이 측근은 “그동안 김 대표의 노력으로 우선추천지역제가 전략공천으로 악용되지 않을 안전장치가 많이 마련됐다”고도 했다.

 김 대표도 이날 ‘전략공천으로 악용될 수 있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서승욱·남궁욱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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