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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슬아슬 … 15년 넘은 타워크레인이 초고층 아파트 공사

중앙일보 2015.10.06 01:53 종합 1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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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쓰러진 인천시 타워크레인은 20년간 안전점검을 받지 않았다. [중앙포토]

# 지난달 16일 오후 2시30분 인천시 부평역 근처 오피스텔 공사 현장. 높이 40m의 타워크레인이 갑자기 쓰러졌다. 아랫부분은 완전히 동강 났고, 사고로 3명이 다쳤다. 부러진 크레인은 만든 지 20년 된 낡은 장비였다.

노후설비 안전진단 규정 없어
외국선 10년 넘으면 특별관리
3t 미만은 아예 점검 대상서 제외
부평역 사고땐 20년 검사 안 받아

 # 지난 4월 경기도 일산신도시 초고층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도 타워크레인이 무너졌다. 경찰 조사 결과 힘을 받는 부품에 금이 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크레인 역시 제조 후 15년이 지난 설비였다.

 전국에 3700~3800대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건설용 타워크레인의 안전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붕괴 사고가 잇따라서다. 무엇보다 낡은 크레인이 문제다. 지난해 10월 서울 동대문 호텔 공사장에서 상부 구조물이 부러진 타워크레인 역시 그랬다. 언제 만들었는지 알 수조차 없는 부품을 부분 부분 짜깁기했다가, 사람으로 치면 ‘팔’에 해당하는 위쪽 수평구조물이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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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워크레인의 설계·제품검사를 담당하는 안전보건공단 김종윤 안전인증2팀장은 “미국·독일·일본 같은 선진국은 물론 중국조차 10년 넘은 타워크레인을 특별 관리하는데 우리는 그런 규정이 없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은 10년이 넘은 크레인의 경우 거의 부품 단위로 해체해 안전진단을 한다. 이런 까다로운 규정 때문에 10년이 지나면 처분을 많이 한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는 신제품이건, 노후 장비건 점검 방식이 꼭 같다. 공사 현장에 투입됐을 경우에는 6개월마다 현장 점검을, 그렇지 않고 놀고 있을 때는 2년마다 점검을 받을 뿐이다.

 외국 노후 장비가 수입돼 말썽을 일으킨 경우도 있다. 2010년 8월 서울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무너진 타워크레인은 미국에서 9년간 사용하다 국내에 들여온 것이었다. 미국에서 노후 장비로 분류되는 10년 연한이 가까워지자 업자가 한국에 팔아버렸다. 이 사고로 타워크레인 조종사가 30m 아래로 추락해 즉사했다.

 그나마 3t 이상을 들어 올리는 대형 크레인은 2년 주기 점검 등을 받는다. 하지만 3t 미만 소형 크레인은 이런 진단에서도 예외다. ‘건설기계’ 등록 대상이 아니어서다. 보름 전 무너진 인천시 타워크레인은 20년 동안 단 한 번도 점검을 받지 않은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확인됐다. 정부는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3t 미만 크레인도 건설기계로 등록하도록 했지만 내년 7월까지는 유예 기간을 뒀다. 앞으로 9개월간은 점검받지 않은 낡은 크레인들이 공사장에서 그냥 쓰인다는 얘기다.

 타워크레인 설치 후 검사에 대해서도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지대 부분이 그렇다. 지지대는 타워크레인을 심어 놓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땅속에 설치하고 타워크레인을 얹은 뒤 흙으로 덮는다.

 이런 지지대에 대한 검사는 타워크레인을 완전히 설치한 뒤에, 다시 말해 지지대를 땅에 묻은 뒤에 실시한다. 그러다 보니 타워크레인 제조업체가 권장하는 대로 공사가 이뤄졌는지 확인하지 않는 일이 허다하다. 지난달 16일 사고가 난 인천시 타워크레인 역시 지지대 부실이 사고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됐다.

 김한경 국토교통부 건설인력기재과장은 “타워크레인 기초(지지대) 부분 등 안전검사를 철저히 하고, 낡은 장비 검사 또한 강화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박수철 기자 park.suche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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