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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정준양 회장 선임에 개입 … 사실상 5년간 포스코 사유화했다”

중앙일보 2015.10.06 01:47 종합 1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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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5일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조문규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80) 전 새누리당 의원이 정준양(67) 전 포스코 회장 선임 과정에 개입하고 자신과 관련된 3개 업체가 특혜를 받도록 포스코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

검찰 “일감 특혜 관여 진술 확보”
이상득 “내가 왜 조사받는지 몰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5일 이 전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검찰은 포스코 전·현직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 결과 이 전 의원이 2009년 정 전 회장 선임에 적극 개입한 단서를 잡았다. 당시 박영준(55)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회장 선임과 관련해 포스코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났고 배후에 이 전 의원이 있었다는 진술이 나왔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포스코에 영향력을 행사해 이 전 의원의 지역구 사무장 출신인 박모씨가 소유한 티엠테크와 자재운송 업체 N사, 대기측정 협력업체 W사 등 협력업체 3곳에 특혜성 일감을 줬다는 관련자 진술도 확보했다. 이때 30억원 안팎의 비자금이 조성됐는데 그중 일부가 이 전 의원 정치 활동에 쓰인 정황도 포착했다. 검찰은 또 이 전 의원이 ‘일감 특혜’를 받고 포스코 신제강공장 건설에 영향력을 행사해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포스코 신제강공장 공사는 2009년 고도 제한으로 중단됐다가 2011년 재개됐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정 전 회장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한 대가로 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아닌 뇌물 혐의를 적용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회장 선임 과정부터 개입한 이 전 의원이 정 전 회장을 앞세워 사실상 5년간 포스코를 사유화했다”며 “곧 사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정 전 회장을 추가 소환조사할지도 결정한다.

 이 전 의원은 그러나 검찰 조사에서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다. 앞서 이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22분쯤 비서의 부축을 받은 채 검찰에 출석했다. ‘포스코가 이 전 의원의 측근이 운영하는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도록 개입한 사실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전 의원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포스코에서 측근 업체로 유입된 자금 중 일부가 이 전 의원 정치자금으로 흘러갔다는 의혹도 전면 부인했다. ‘정 전 회장 선임 과정에 개입했느냐’는 질문에는 “왜 내가 여기 와서 조사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고 왔다”고 했다.

글=서복현 기자 sphjtbc@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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