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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억류하던 미 유학 한국 대학생만 전격 송환

중앙일보 2015.10.06 01:40 종합 1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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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문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인 10일을 닷새 앞둔 5일 한국 국적의 미국 뉴욕대학생 주원문(21)씨를 전격 송환했다. 북한은 지난 4월부터 주씨를 억류해 왔다.

노동당 창건일 앞두고 ‘송환정치’
“유학생 아닌 3명도 보내야 진정성”

 북한은 이날 오전 적십자사 중앙위원회 명의로 통지문을 보내 송환 계획을 통보한 후 오후 5시30분 판문점을 통해 주씨를 남측에 인계했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이제라도 우리 국민을 송환하겠다고 결정한 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주씨는 지난 4월22일 중국 단둥(丹東)에서 압록강을 건너 북한에 들어가려다 붙잡혔다. 그는 억류 후 “ 미국과 남조선 정부가 공화국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를 버려야 한다”(지난달 25일 평양 기자회견)는 발언을 했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이 한국 국적의 미국 대학생인 주씨를 ‘송환 정치’에 이용해 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려대 남성욱(북한학) 교수는 “북한 당국에 주씨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 등에 정면 대응할 수 있는 카드”라며 “북한이 노동당 창건 일을 목전에 두고 주씨를 송환하면서 인도주의적 제스처를 취한 것엔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10일 노동당 창건일→16일 한·미 정상회담→20~26일 남북 이산가족 상봉 등의 10월 캘린더도 감안했다는 관측이다. 정부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주씨의 송환 시점은 한·미 정상회담과 10월 말 한·중·일 정상회담 등 앞으로의 외교 캘린더를 계산에 넣은 것으로 보인다”며 “여전히 억류 중인 3인도 조속히 석방해야 북한의 진정성을 믿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엔 여전히 한국 국적의 김정욱(51)씨, 김국기(61)씨, 최춘길(56)씨 등 3명이 억류돼 있다. 무기노동교화형(무기징역에 해당)이 선고된 상태다.

 5일 판문점을 통해 송환된 주씨는 정보당국에 신병이 넘겨진 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적용 여부 등을 조사받는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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