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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한 새우 과자 맛 … 예천 곤충 한과 날개 돋혔네

중앙일보 2015.10.06 01:25 종합 21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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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애벌레를 분말로 갈아 만든 ‘덧재 한과’(오른쪽)와 ‘곤충 파스타’. [사진 예천곤충연구소]


달콤함에 고소함이 섞인 묘한 맛이 혀를 자극한다. 음식 곳곳에 거뭇거뭇하게 박혀 있는 재료를 씹으면 담백함이 느껴진다. 길이 3㎝의 갈색 곤충 애벌레인 ‘갈색거저리’와 ‘흰점박이꽃무지’를 말려 분말로 갈아 만든 ‘곤충 과자’ 맛이 이렇다. 이처럼 낯선 맛을 내는 곤충 과자가 이례적으로 지난 추석 때 경북 예천에서 1000만원어치나 팔려나갔다. 쌀벌레나 굼벵이처럼 생긴 탓에 만지기조차 꺼려지는 곤충들이 식재료로 활용돼 인기있는 과자로 탈바꿈했다.

갈색거저리 등 분말 넣어 상품화
추석 기간 매출 1000만원 올려
곤충 햄버거 등 8가지 음식 개발


 5일 경북 예천곤충연구소에 따르면 예천군 지보면 소화리 과자 공장에서 만든 ‘덧재 한과’에는 주원료인 밀가루에 갈색거저리와 흰점박이꽃무지를 갈아 만든 분말이 5%가량 포함돼 있다. 그래서 한과 특유의 달콤함에 곤충 특유의 맛인 고소함이 섞여 있다. 양미순 덧재한과 대표는 “올 초 예천곤충연구소와 지역 영농조합법인과 함께 곤충 과자 요리법을 개발해 판매용으로 만든 것”이라며 “달콤한 맛에 새우 과자의 풍미가 더해져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예천곤충연구소는 지역 영농조합법인들과 이들 곤충을 재료로 8가지 새로운 음식을 개발해 특허청 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곤충 국수와 아이스크림·솜사탕·핫바·맛죽·햄버거 등이다. 솜사탕과 햄버거에는 아예 곤충이 덩어리채 들어가 있다. 이를 응용한 파스타와 치즈빵·스프 등 디저트용 곤충 음식도 개발을 마친 상태다.

 지난 7월부턴 술안주용으로 귀뚜라미 요리도 개발하고 있다. 새우 튀김처럼 귀뚜라미를 넣어 튀기는 식이다. 장수풍뎅이 유충을 중탕해 녹여 주스로 만들어 마시는 곤충 음료수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효열 예천곤충연구소 팀장은 “곤충들은 단백질과 식이섬유·탄수화물 등 영양분이 풍부하고 지방도 불포화 지방산”이라며 “세계 유명 셰프인 덴마크의 르네 레드제피 등 미슐렌 3스타 셰프들도 개미 등 곤충 식재료를 즐겨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 곤충 음식은 내년 예천군에서 열리는 세계곤충엑스포 곤충요리대회 코너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곤충 음식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예천곤충연구소는 예천군이 1997년 7억8000여만원을 들여 국내에서 처음 만든 곤충 전문 연구기관이다. 예천군은 2000년부터 각종 곤충 관련 사업 개발에 500억여원을 투자했다. 2007년부터 4년에 한 번씩 곤충 축제를 열고 2007년과 2012년엔 세계곤충엑스포를 개최했다. 내년엔 ‘곤충이 미래다’라는 주제로 제3회 세계곤충엑스포를 연다.

 이현준 예천군수는 “예천군은 전국에서 곤충 밀도가 제일 높은 곳으로 1300여 종의 곤충이 서식 중”이라며 “곤충식품 가공 공장 등 곤충 관련 시설을 더욱 확충해 세계적인 곤충 마을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예천=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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