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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TPP시대 개막, 국익 극대화할 참여 전략을 짜야 한다

중앙일보 2015.10.06 00:25 종합 30면 지면보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 6일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타결됐다. 예정된 시간을 4일 더 연장할 만큼 난산이었다. 막판 걸림돌이던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의 특허보호기간이 미국과 호주의 양보로 합의되면서 마지막 관문을 넘어섰다. 아시아·태평양 경제 공동체인 TPP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하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다자간 협상이다. TPP의 출범은 국제 통상의 새로운 기준이 열렸다는 의미다.

 TPP는 회원국 간의 연간 무역규모가 1경2100조원(10조1800억 달러)에 달한다. TPP 회원국의 면면을 보면 중간재 위주의 수출구조를 가진 우리나라가 가입할 경우 높은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렇다고 마냥 유리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당장 국영기업 우대 금지, 어업용 면세유 제공 금지 등 우리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조항들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국영기업을 우대했다간 무역보복을 당할 수 있다. 산업은행을 통한 기업 지원 등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당장 일본과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우리가 그간 어렵게 일군 자유무역협정(FTA) 성과와 경쟁 우위를 일본은 TPP 한 방으로 따라잡게 됐다. 가뜩이나 엔저를 무기로 전면 공세를 벌이는 일본 기업과 미국 시장은 물론 동남아 시장에서도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TPP에 불참하기도 어렵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국이 TPP에 불참하면 GDP는 0.12% 감소하고 무역수지는 연간 1억 달러 이상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TPP는 경제 외에 외교·안보·국방을 망라해 전방위 영향을 미치는 공동 규약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왕 늦은 것 TPP 가입을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다. 큰 틀 협상이 타결됐지만 구체적인 후속 합의와 참여국별 의회 비준을 거쳐 발효까지는 아직 먼 길을 지나야 한다. 한국은 TPP 회원국의 대부분과 FTA를 체결한 상황이라 TPP에 가입해서 얻는 실익이 확실치 않다. 시기와 조건을 면밀히 따져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참여 전략을 지금부터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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