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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소비자 권익은 기업·국가 경쟁력의 바탕

중앙일보 2015.10.06 00:01 경제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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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록
서원대학교 교수
한국소비자안전학회 회장

한국에서 소비자운동이 시작된 것은 1970년대 초라고 할 수 있다. 40여년의 역사를 통해 소비자권익 증대와 기업의 고객만족경영이 어느 정도 정착돼 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소비자피해는 안전성이 결여된 제품이나 서비스로 인해 심각한 수준이다. 소비자계약에서 발생하는 제품의 하자나 계약불이행사례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독과점 금지와 공정거래를 통해서 소비자를 보호하려는 공정거래법의 목적이 무색하게 기업의 법 위반사례가 적지 않아 해마다 수천억원의 과징금을 물기도 한다.

 소비자정책의 중요한 방향을 잡고 혁신적으로 추진하지 않고서는 소비자 권익의 보장도,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의 경쟁력도, 한국의 국가경제적인 성장동력에도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소비자정책의 혁신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세 가지에 초점으로 맞춰야 한다. 우선 소비자기본법에서 추구하는 법의 목적인 소비자권익의 확보를 위해서는 소비자를 ‘똑똑한 소비자’로 성장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소비자교육과 정보제공에 정책의 초점을 둬야 한다. 소비자의 알권리(정보제공을 받을 권리)와 소비자교육을 받을 권리를 지원하기 위해 상품이나 서비스품질 테스트와 각종 실태조사를 통해서 소비자에게 정보를 충실하게 제공하고 기업간의 공정한 경쟁을 촉진시켜 똑똑한 소비자의 성장에 기여해야 한다.

 둘째는 기업의 소비자중심경영(CCM)의 강력한 추진을 통해서 소비자로부터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기업 스스로부터 노력하고 정부의 소비자정책도 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기업은 고객만족을 넘어서 고객신뢰의 경영을 위해 작은 부분까지도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제품과 서비스의 개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현재 고객만족지수 1위를 차지하였다거나 10년 연속 달성하였다고 하는 각종 광고성의 시상제도도 개혁해 진정으로 소비자로부터 신뢰받는 기업을 권위 있게 선정해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일부 기업은 소비자를 ‘봉’으로 알거나 한탕주의로 돈을 벌고자 불량식품을 공급하거나 자주 공정거래법을 위반하기도 한다. 이런 기업에는 결코 부당이득을 취하지 못하도록 끝까지 엄격한 법집행(민사, 형사, 행정)을 해야 한다.

 셋째, 정부차원의 정책이 부처간 각자도생으로 혼선을 빚어서는 안 된다. 소위 가짜 백수오사태와 모기기피제 성분의 유해성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소비자원이 엇갈린 발표로 정부의 신뢰성에까지 상처를 주기도 했다. 이는 소비자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융복합시대에 정부기관끼리 협력하여 시험검사나 조사를 하거나 조사결과를 발표할 때 정보공유를 통해 보다 신뢰성 높은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소비자권익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서는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고 경쟁력없는 기업으로는 국가 경제의 발전도 기약할 수 없다. 소비자정책을 추진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소비자권익의 보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나아가 국가경제의 발전에도 기여하는 큰 틀에서 보는 시야가 필요하다.

최병록 서원대학교 교수·한국소비자안전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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