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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포르투갈 코엘류 총리 재집권 성공…구제금융국 중 유일

중앙일보 2015.10.05 17:37
포르투갈의 중도우파인 집권당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4년 전 구제금융을 받고 혹독한 긴축 정책을 폈는데도 그랬다. 결국 경제가 살아난 덕분이다. 페드루 파수스 코엘류 총리는 유로존에서 구제금융을 받고도 재집권한 첫 총리가 됐다.

4일 총선에서 코엘류 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 연립 여당이 38.6%를 득표해 야당인 사회당(32.4%)을 제쳤다. 전체 230석 중 네 석이 재외동포 투표 때문에 14일쯤에나 승부가 가려질 전망이지만 집권여당이 과반인 116석에 도달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 4년 전 총선 득표율(50.3%)에 비하면 크게 뒷걸음질친 성적이다. 그래도 반긴축을 내세웠던 중도좌파인 사회당의 안토니우 코스타는 패배를 인정했다.

코엘류 총리는 소수 정부를 운영해야 한다. 그는 “우린 원내 과반이란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실패했다. 그러나 앞으로 4년간 안정적으로 정부를 꾸려나갈 수 있도록 필요한 타협은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은 사실상 긴축정책에 대한 국민투표 성격이 강했다. 야당에선 “그간 도입했던 긴축 정책을 신속하게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코엘류 총리는 “그리스 스타일의 모험을 해선 안 된다”고 맞섰다. 반긴축을 내세우고 집권했으나 오히려 더 엄혹한 긴축 조건을 받아들여야 했던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의 사례를 든 것이다.

몇 달 전만 해도 집권당의 승리를 예상하기란 불가능했다. 모든 여론조사가 야당의 안정적 승리를 전망했었다. 코엘류 정부는 2011년 유로존 재정위기 때 그리스·아일랜드에 이어 세 번째로 780억 유로(103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그로 인해 세금 인상 등 혹독한 조건을 긴축 정책을 펴야했다. 실업률이 치솟았고 수십 만 명이 나라를 떠났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했고 지난해 5월엔 구제금융에서도 졸업했다. 실업률도 12%로 낮아졌다. 올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1.6%다. 경제가 되살아난 덕분에 유권자들의 마음도 어느 정도 풀린 셈이다.

그래도 그리스 집권여당인 좌파연합(시리자)의 자매정당 격인 포르투갈 좌파연합도 10.2%를 득표, 19석을 차지했다. 지난 총선 때(8석)에 비해 몸집을 두 배 이상 불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올 그리스의 급진좌파의 두 차례 승리 이후 친유럽적이면서도 긴축 노선의 코엘류 총리도 승리했다. 구제금융을 받은 국가로 총선을 앞두고 있는 아일랜드와 스페인에겐 정반대의 시사점”이라고 분석했다. 스페인은 올해 12월 20일, 아일랜드는 내년 초 총선을 치른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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