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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찰, 한명숙 9억 추징 전담팀 가동 … 전두환 이어 두 번째

중앙일보 2015.10.05 03:00 종합 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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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한명숙(71·수감 중) 전 국무총리에 대한 ‘추징금 환수 전담팀’을 만들어 운영 중인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지난 8월 9억원 뇌물 수수 혐의(정치자금법 위반)가 유죄로 인정돼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8억여원 확정 선고를 받은 것과 관련해서다.

“납부계획 한 달째 제출 안 해”
본인 재산 적어 완납 미지수
3자에게 넘긴 재산 추징하는
‘전두환법’ 적용도 신중 고려
한씨 측 “납부 방식 검토할 것”


 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추징금 집행을 담당하는 공판부 산하에 ‘한명숙 추징 전담팀’을 만들어 환수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검사 한 명에 수사관 3~4명이 소속돼 일하고 있다. 특정인의 이름을 딴 추징금 환수팀이 만들어진 건 2013년 5월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환수팀’ 이후 두 번째다.

 한 전 총리는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2007년 3~8월 세 차례에 걸쳐 9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8월 20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가 인정된다”며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8302만2000원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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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관계자는 “대법원 선고 직후 한 전 총리 측에 추징금 납부계획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집행 독촉장도 한 차례 발송했으나 한 달 넘게 답변이 없는 상태”라며 “최근 조사 결과 한 전 총리 명의로 보유한 재산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 전 총리는 본인 명의로 된 재산이 거의 없어 추징금 완납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라고 한다. 올해 3월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한 전 총리의 재산신고액은 총 1억8835만2000원이다. 이 중 본인 재산은 예금 2억2371만3000원, 서울 상암동 아파트의 전세 임차권 1억5000만원 정도다. 하지만 개인 채무는 3억9000여만원이다. 형법상 추징 시효는 3년이다. 이 기간 내에 추가 수입이 없으면 납부 의무는 사라진다.

 한 전 총리가 지난 3월 신고한 내역 중 예금 2억여원이 판결 선고 시점인 8월에는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당시 선고 직후 “십시일반 모금을 해서 한 전 총리의 추징금을 납부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검찰은 한 전 총리가 현재 추징금 납부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전두환 추징법(공무원 범죄의 몰수에 관한 특례법)’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법안을 적용하면 한만호 전 대표가 건넨 돈 중 한 전 총리의 여동생이 전세 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1억원짜리 수표가 추징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또 한 전 총리가 이 사건 항소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2013년 9월 16일 이후 제3자에게 처분한 재산이 추징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검찰은 한 전 총리가 당시부터 올해 8월까지 처분한 재산이 많지 않고 올해 1월 전두환 추징법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이 제기된 만큼 실제 법을 적용할지는 신중히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전 총리 측 변호인은 “수표 1억원의 경우 한 전 총리의 범죄 사실이 아닌 비서 김모씨의 범죄 사실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 측근은 “사법체계를 부정하는 건 아닌 만큼 가능한 추징금 납부 방식이 있는지 가족과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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