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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100명 로펌, 사건 수임 월 4~5건

중앙일보 2015.10.05 02:25 종합 5면 지면보기
지난달 초 국내 대형 로펌 한 곳에 비상이 걸렸다. 변호사 수만 100명에 육박하는 로펌의 사건수임 건수가 월 4~5건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대법원의 ‘형사사건 성공보수 무효’ 판결에 따른 여파였다. 한 변호사는 “법원·검찰 출신의 ‘전관(前官)’ 변호사가 많았던 해당 로펌은 성공보수 폐지의 직격탄을 맞았다”며 “파트너 변호사들이 비상대책회의까지 열었지만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성공보수 폐지 후 전관 영업 직격탄
“상위 10~15위 로펌 순위 바뀔 수도”

 성공보수 폐지로 ‘착수금+성공보수’라는 기존 수임료 구조가 흔들리면서 로펌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업계 사정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기존 로펌 가운데 전관 위주로 영업을 해오던 로펌들이 위기를 겪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상위 10~15위권 로펌의 순위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착수금’ ‘성공보수’를 대신해 ‘기본금’ ‘시간제·항목별 보수’ ‘포괄수임료’ 같은 복잡한 보수체계가 등장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한 중견 로펌에 민형사 사건을 상담하던 A씨는 “기본금 2000만원에 추가 업무는 시간제로 계약하자’는 제안을 받았다”며 “착수금 500만~800만원에 성공보수 1000만원 정도로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높게 불러 놀랐다”고 말했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구속 여부가 걸린 기업인 사건의 경우 포괄계약 형식에 기존 성공보수를 반영하는 변칙적 사례도 적지 않다”고 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지난달 ▶순수시간제 ▶항목 합산제 ▶항목별 가산제 ▶포괄수임제 보수약정 등 새로운 표준계약서 4종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착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선진국처럼 시간제 보수약정을 기본 방향으로 정했지만 당장은 고객들의 거부감이 커 고민”이라고 말했다.

 본지가 국내 10대 로펌 대표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성공보수 무효’ 판결에 대해 “변호사 보수체계 선진화·투명화에 기여할 것”(4명)이란 의견과 “착수금 인상과 이면계약 등 부작용이 많을 것”(4명)이란 반론이 팽팽했다.

?특별취재팀=정효식 팀장, 김백기·임장혁·백민정·이유정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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