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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연수생 사살한 일본 순경에 무죄…중국 반발

중앙일보 2015.10.04 17:53
홍콩 문회보(文匯報)는 3일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가 검문에 불응한 중국 연수생 뤄청(羅成·사망 당시 38세)을 사살한 일본 도치기현 가누마(鹿沼)경찰서 소속의 히라타 마나부(平田學·34) 순경에게 지난달 30일 무죄를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재판부는 또 뤄의 가족들이 도치기현 정부를 상대로 낸 5000만 엔의 피해배상금 청구 소송도 기각했다.

재판부는 "뤄청이 검문에 반항하며 피고인(히라타 순경)을 위협했고 이에 위협을 느낀 피고는 총기를 사용했다. 이는 공무집행과정에서의 정당방위에 속한다"고 판결했다. 히라타 순경은 2006년 6월23일 시내 도로에서 불심 검문을 하던 도중 현지 어학 연수생인 뤄청이 저항하며 석등(石燈)의 일부로 자신을 공격하려했다는 이유로 총기를 발사했다. 뤄는 복부에 총을 맞고 숨졌다.

뤄청 가족은 2007년 8월 일본으로 가 "히라타 순경의 총기 사용은 과실치사에 해당한다"며 처벌을 요구했다. 그러나 우쓰노미야(宇都宮)지검은 2008년 7월 히라타 순경에 대해 "정당방위가 인정된다"며 불기소 처분을 했고 뤄칭 가족은 법원에 민·형사상 재판을 청구했다.

1심 법원은 "피고의 총기 사용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모두 기각했다. 이에 불복한 뤄청 가족은 2011년 4월 일본 고등 법원에 항소했고 고등 법원은 "피고가 총기를 사용하기 전 경고를 하지 않아 정당방위로 볼 수 없다"며 뤄청 가족에게 1000만 엔(약 98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또 "뤄청 학생이 검문 과정에서 도로 석등 일부로 자신을 치려 했다는 피고의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판결 이후 일본 국내에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고등법원은 같은 해 12월 재심에 들어가 히라타 순경의 총기 사용은 '정당방위'라며 1차 판결을 번복하는 일이 벌어졌다. 뤄청 가족들도 이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최고법원은 히라타 순경의 무죄를 확정했다.

한편 이번 판결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은 "일본에 법의 양심이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내달초로 예정돼 있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비롯해 향후 중일 관계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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