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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경연휴 중국 관광지 탈법 몸살

중앙일보 2015.10.0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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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이 자금성 동 항아리에 하트모양과 함께 연인 이름을 새겨넣은 낙서(위)와 복구 후 모습. 복구 후에도 낙서 흔적은 남아있다.

국경절 연휴(1~7일)를 맞은 중국의 주요 관광지가 몸살을 앓고 있다. 몰려드는 유커(遊客·중국 관광객)들의 불법과 탈법 등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중국 관광 당국은 연휴 기간 중 5억 3000만여 명이 국내 여행을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베이징(北京) 최고의 관광지인 자금성(紫禁城)은 그동안 관광지에서 탈법과 위법 등 비문명 행위를 한 2500명의블랙리스트를 3일 발표했다. 여기에는 암표상과 새치기를 한 여행자, 유물 낙서 행위자, 음주 등 소란을 피운 여행객, 불법 가이드 및 상인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이날 리스트에 오른 사람들은 앞으로 2~3년간 자금성 입장이 금지된다.

앞서 지난달에는 자금성 어화원(御花園) 앞에 있는 대형 구리 항아리 표면에 연인과의 사랑을 과시하는 낙서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자금성 관리 당국은 낙서를 지우고 원래 모습을 복원했다고 발표했지만 낙서 흔적은 아직도 남아 있다. 이 구리 항아리에는 화재 진압용 물을 보관했다.

자금성 관리 당국은 6월부터 문화재 보호를 위해 하루 입장객을 8만 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또 암표상을 없애기 위해 표 구매 실명제까지 실시하고 있다. 표 5만 장은 인터넷으로, 나머지 3만 장은 현장에서 각각 판매한다. 2일의 경우 자금성 입장표는 오전 10시에 모두 팔려 가장 이른 시간에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산지샹(單霽翔) 고궁박물원 원장은 "자금성 내부는 도처가 문화재여서 감시 인원과 카메라를 늘리고 각종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지만 모든 관광객을 감시할 수 없다"며 "관광객들에게 선진 문화 시민 정신을 발휘하도록 호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3일 신경보에 따르면 2일 하루 동안 베이징 180개 주요 A급 관광지에 207만여 명이 몰려들었다. 평소의 배에 가까운 수치다. 베이징의 중심가 후퉁(胡同·전통골목) 거리에는 10만여 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려 좁은 골목 관광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밖에도 이날 천안문(天安門)에는 평소보다 60%가 늘어난 3만7000여 명이, 베이하이(北海) 공원에는 15%가 늘어난 5만3000여 명이, 바다링(八達嶺) 장성에는 12%가 늘어난 7만1000여 명이 각각 몰렸다.

상하이(上海)에는 1~3일 425만여 명의 외지 관광객이 몰렸다. 시 공상국에 따르면 이 기간 중 모두 380건의 크고 작은 관광과 쇼핑 관련 불만이 접수됐다.

3일 4만1000여 명의 관광객이 몰린 쓰촨(四川)성 주자이거우(九寨溝)에는 바가지 요금과 탈법 행위가 판을 쳤다. 신경보에 따르면 상당수 여행사가 관광객들에게 96위안(약 1만7000원)하는 입장료를 230위안에 팔았다. 또 특산품 판매점에서는 판매원들이 가격을 속여 팔아 관광객들과 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후난(湖南)성 장자제(長家界)에서는 입장료를 3배 가까이 비싸게 판 핑안(平安)국제여행사가 관광객들의 신고로 현장에서 조사를 받기도 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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