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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사태로 친박 결속 강화 … 안심번호 파동 후 신박·신무 등장

중앙선데이 2015.10.04 02:27 447호 3면 지면보기
20대 총선 공천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권력갈등이 당내 계파 지형을 흔들고 있다.



 친박근혜계는 김무성 대표 체제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이면서 점차 세를 불리고 있다. 수적으로는 비박계보다 열세에 놓여 있지만, 지난 7월 ‘유승민 사퇴 정국’을 계기로 응집력이 한층 강화됐다. 최고위원회에는 친박계 좌장으로 불리는 서청원 최고위원과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통하는 이정현 최고위원이 포진해 있다. 여기에 종전에는 비박계로 분류됐던 김태호 최고위원이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 친박계로 편입했다. 강성 친박으로 불리는 홍문종·윤상현·김태흠 의원은 최근 공천 논란과 관련해 당내 최전선에서 청와대의 논리를 대변했다.


요동치는 여당내 계파 지형

 공천 갈등 속에 중립에서 친박으로 넘어간 이른바 ‘신(新)박’ 의원도 있다. 비박계로 분류되던 원유철 원내대표가 대표적이다. 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여야 대표가 잠정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두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며 김 대표를 향해 날을 세웠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까지 “졸작 협상”이라며 김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원내 지도부가 당 지도부와 등을 돌린 모양새가 됐다. 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을 맡았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공정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친박계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당 일각에선 김 전 지사가 내년 총선에서 박 대통령의 영향력이 큰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만큼 친박계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맞서 김 대표 측도 10여 명의 핵심 측근을 중심으로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김성태 의원과 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은 안심번호 공천제를 비판한 청와대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김 대표의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 박민식·서용교 의원 등과 같은 부산 출산 의원들도 물밑에서 김 대표를 지원하고 있다. 김영우 의원은 당 수석대변인 역할을 넘어 김 대표의 메시지 전략을 조언하는 핵심 측근이자 신(新)김무성계로 불리고 있다. 지난 2일에는 김 의원이 김 대표에게 “대표님은 큰 명분만 얘기하시면 게임은 유리해질 겁니다”라고 조언한 문자메시지가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당 대표가 청와대와 세세한 사안을 놓고 진실 공방을 벌이면서 당·청 갈등으로 가는 건 안 좋다는 차원에서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은희 의원처럼 의도치 않게 김 대표 진영의 핵심 선수가 된 경우도 있다. 안심번호 시스템 전문가인 권 의원은 당내 의원들을 상대로 안심번호에 대한 의구심을 풀어주는 역할을 맡았다.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자 중립지대에 놓인 의원들의 눈치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 친박이나 김 대표 측 모두 아직까지 당내 다수를 차지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누구 편을 드느냐에 따라 자칫 정치 생명이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영남권의 한 초선 의원은 “당권은 김무성 대표가 잡고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워낙 세다 보니 의원들도 바짝 엎드려서 어느 쪽에 서야 할지 눈치만 보고 있다”고 털어놨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현재로선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견고하기 때문에 친박은 세력은 작지만 목소리가 크고, 반대로 비박은 세력은 크지만 목소리는 작다”면서도 “총선을 앞두고 어떤 정치적 변수가 생기느냐에 따라 당내 세력 판도에도 큰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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