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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악셀 슈프링거 美 온라인 매체 인수 디지털 독자 2억 넘어

중앙선데이 2015.10.04 02:03 447호 8면 지면보기
지난달 29일 독일 최대 미디어그룹 악셀 슈프링거는 미국의 온라인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를 인수했다. 지난 7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수하려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밀린 악셀 슈프링거가 월간 7600만 명이 드나드는 온라인 매체 인수를 통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미국 미디어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악셀 슈프링거는 기존 9% 지분에 더해, 지분 88%를 3억4300만 달러(약 4022억원)에 추가로 사들여 경영권을 획득했다. 나머지 3%는 제프 베저스 아마존 회장이 보유하고 있다. 경제뉴스에 가십성 기사를 곁들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007년 창업 이후 짧은 기간에 메이저 매체로 떠올랐다. 이번 인수가는 2011년 허핑턴포스트가 3억1500만 달러에 AOL에 매각된 이후 온라인 매체로선 최대 가격이다. 권위지 워싱턴포스트가 아마존에 인수된 2억5000만 달러보다 훨씬 높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때 월가에서 영구 퇴출당한 헨리 블로짓 전 메릴린치 애널리스트가 창업했다. 블로짓은 대공황 이후 최대 주가 폭락의 와중에 자신이 매각하는 종목들을 시장엔 매수하라고 추천했다는 주가 조작·사기 혐의를 받았다. 사건은 그가 400만 달러의 벌금을 내고, 금융투자업계에 영원히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나서야 종료됐다. 그는 악셀 슈프링거 인수가 확정된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명예회복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월가를 떠난 모양새에 대해 아직도 창피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월가에서 추방당한 블로짓은 엉뚱하게도 저널리즘에 뛰어들었다. 인터넷 매체 슬레이트(Slate)에 월가의 이야기를 기사로 썼다. 그 기사를 감명 깊게 읽은 케빈 라이언 전 더블클릭 최고경영자(CEO)는 블로짓에게 온라인 경제매체를 창간하자고 제안했다. 그게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됐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블로짓의 월가에 대한 해박한 이해와 페이지 뷰를 늘리는 다양한 방법을 토대로 폭풍 성장했다. 포토 슬라이드쇼라는 새로운 장르도 개척했다. 각종 차트와 실적 분석을 기반으로 주가 전망을 전문가급으로 한다.



허핑턴포스트를 인수한 AOL은 한때 비즈니스 인사이더에도 관심을 보였다. AOL은 2년 전 비즈니스 인사이더 인수 가격으로 1억2500만 달러를 제안했다. 하지만 블로짓은 제안을 거절했고 이번에 세 배에 가까운 가격에 비즈니스 인사이더를 매각했다.



악셀 슈프링거의 마티아스 되프너 회장은 “우리는 FT 딜이 있기 전부터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투자해 왔다”며 닛케이에 FT를 뺏겨서 인수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권위지 디 벨트(Die Welt), 타블로이드지 빌트(Bild) 등을 거느린 악셀 슈프링거는 지난해 영업이익 5억700만 유로 중 70%가 디지털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인수로 악셀 슈프링거의 디지털 독자 수는 2억 명이 넘게 됐다.



되프너 회장은 블로짓에 대해 “매우 창의적이지만 자신에게 엄격한 리더”라고 평가하며 “인생의 굴곡이 있었으니 더 잘할 동기부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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