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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경비 끊기고, 군부대 떠나고 … 청양, 인구 늘리기 비상

중앙일보 2015.10.02 01:59 종합 21면 지면보기
교육 여건을 개선해 인구 유출을 막아보려던 계획도 물 건너 갔고, 군부대까지 떠나기로 하고….

자체 수입으론 인건비도 부족
명문고 육성비 등 14억원 삭감
2년 전 둥지 32사단 부여로 이전
음식점 등 손님 줄어들까봐 걱정

 인구 3만2791명(지난달 30일 기준)인 충남 청양군의 고민이다. 청양군은 올 들어 출산 장려금을 최고 2000만원(다섯째)으로 올리고 세 자녀 이상 가구에는 전세금을 무이자로 빌려주는 등 인구를 늘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다. 또 청양도립대 학생 20명을 3개월 과정의 인턴 직원도 월 120만~130만원에 채용할 방침이다. 청양군 인구는 지난해 말 3만2761명에서 30명 늘었다. 1960년대 말에는 11만 명에 달했다.

 하지만 위기가 찾아왔다. 당장 내년부터 교육경비를 지원할 수 없게 됐다. 정부가 자체 수입(지방세·세외수입)으로 소속 공무원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지자체는 교육경비를 지원하지 못하게 했다. 정부는 이런 지자체에 대해 교육경비를 지원한 만큼 보통교부세를 삭감하는 등 재정 페널티를 줄 방침이다. ‘지방자치단체 교육경비 보조에 관한 규정’ 등이 법적 근거다. 충남에서는 청양군을 포함해 서천·부여군과 계룡시 등 4개 시·군이 이에 해당한다.

 청양군은 올해 14억1975만원의 예산을 교육경비로 지원하고 있다. 이석화 청양군수는 “도시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교육환경을 조금이라도 개선해 인구 유출을 막아보자는 게 기본 취지”라고 말했다. 교육경비에는 ‘명문고 육성비’가 3억3000만원, 중학생 학력 신장을 위한 경비 1억원 등이 있다. 명문고 육성비는 청양고·정산고의 영어·수학·국어·논술 등 주요 과목의 유명 강사 초빙료로 쓰인다. 학생 간식비 등도 포함돼 있다.

 군은 이들 2개 고교 차량 운영비 9000만원도 지원하고 있다. 학교에서 야간 자습을 하고 집으로 가는 학생들을 위해 쓰이는 돈이다. 학생들은 택시를 이용해 귀가하고 요금은 학교가 낸다. 청양 지역은 오후 9시 전후로 시내버스가 끊겨 학생들이 학교에서 맘 놓고 공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청양군은 정부 지침에 따라 내년 예산에 교육경비를 편성하지 않을 방침이다. 박상식 청양고 교장은 “지원금이 끊기면 학생들을 일찍 집으로 돌려보내는 수밖에 없다”며 “학생들이 다른 지역으로 전학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청양읍내에 주둔 중인 육군 32사단 3대대가 올해 안에 다시 부여로 돌아가기로 했다. 이 부대는 2년 전 부여에서 청양으로 이전했다가 군 부대 운영 계획에 따라 복귀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대 구성원은 장교와 부사관·사병 등 50여 명이다. 이 중 20여 명이 거주지를 청양에 두고 있다. 부대가 이전하면 청양 인구는 그만큼 줄 게 된다. 음식점 등 지역 경제 침체도 우려하고 있다. 청양군은 청와대에도 이전 계획 철회 건의서를 보낼 예정이다. 32사단 관계자는 “예비군 동원 편성 등 군 운용 상황을 고려해 부대를 이전하게 된 것”이라며 “간부들 숙소는 청양에 남겨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방현·신진호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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