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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Talk Talk] 트위터가 스노든 모신 이유

중앙일보 2015.10.02 00:17 경제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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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서현
디지털콘텐트부문 기자

“제 목소리 들려요?” 이 한 마디에 전 세계 115만 명이 돌아본다는 걸 상상할 수 있으신가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첫번째 트윗으로 저 말을 올린 에드워드 스노든(31)에게 일어난 일입니다. 미 중앙정보국(CIA) 직원이었던 스노든은 2013년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인 도·감청을 폭로해 세계적 유명인사가 됐습니다. 지금은 러시아에 망명 중입니다. 트위터를 시작한 지 이틀 만에 스노든의 팔로어는 115만 명을 넘겼습니다.

 흥미로운 건 트위터의 물밑 작업입니다. 스노든은 지난달 18일 미국의 저명한 천체물리학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과 라디오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때 타이슨 박사가 스노든에게 “트위터를 하면 어떠냐”고 제안했습니다. 일상적 대화 같아 보이죠? 하지만 ‘대본’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snowden’은 주인이 따로 있는 계정이었습니다. 트위터는 그 사용자에게 연락해 ‘에드워드 스노든에게 계정을 양보할 것’을 종용했고 동의를 받아냈습니다. 스노든이 트위터에 첫 인사말을 올리고 18분 후 타이슨 박사(@neiltyson)는 “에드워드 스노든과 얘기해보자”며 그의 계정을 태그(인용)했습니다. 타이슨 박사의 433만 팔로어에게 즉시 퍼졌죠. 3시간 후 트위터 공식 계정(@twitter)은 “스노든의 트위터 가입에 대한 전세계의 반응”이라며 세계지도 위에 푸른 물결이 퍼져가는 영상을 올렸습니다.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됐습니다. 트위터는 요새 부진합니다. 실 사용자가 페이스북의 4분의 1도 안 되고, 실적 부진 때문에 CEO도 바뀌었습니다. 스노든을 트위터로 모셔온 것은 타개책의 하나일 겁니다. 유력 인사가 계속 뭐든 얘기해 떠들썩해야 소셜미디어가 사니까요.

 스노든은 이런 대우를 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조금은 슬퍼집니다.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는 세상이 여기라고, 디지털은 우리에게 헛된 꿈을 심었습니다. 하지만 또 깨우칩니다. 이 마당은 마당의 주인에게 도움 되는 이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이라는 걸요.

심서현 디지털콘텐트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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