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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농식품사랑캠페인] 사법고시 준비생, 1억 농부가 되다…매출 비결은

중앙일보 2015.10.0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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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박덕근(40)씨는 10년간의 고시 생활을 접고 2012년 고향으로 돌아왔다. ‘사법고시가 길이 아니라면 농업회사 최고경영자(CEO)’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귀향했다.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따갑기만 했다.

몇몇 마을 사람들은 ‘고시에 실패하고 얼마나 할 일이 없었으면 고향에 왔을까’라고 수군거리기도 했다. 부모님의 반대도 심했다. 박씨는 “귀농 후 가장 힘들었던 것은 사람들의 시선을 견뎌내는 것이었다. 농업회사 CEO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고향에 갔지만, 사람들은 나를 실패자로 보는 듯 했다. 1~2년 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편견을 깨기 위해 농업 공부에 더욱 전념했다. 그는 경북대와 안동대에 개설된 농업학교를 오가며 공부를 이어갔고, 여기서 배운 이론을 바탕으로 ㈜예천자연사랑 농원이라는 농산물 유통사업체를 설립했다.

그러나 농사에 생면부지였기에 초기 사업은 순탄지 않았다. 하던 작물마다 그닥 성공을 거두지 못했기에 어떤 걸 심을지가 가장 고민이었다. 그러던 차 박씨는 안동생물자원연구소 권중배 박사에게서 약도라지를 우연히 접하고 재배를 결심하게 됐다.

사람들에게 다소 생소한 약도라지를 키우는 방식은 조금 특이하다. 일반 도라지는 밭에 씨를 뿌린 후 수확하지만, 약도라지는 흙을 채운 원통에 모종을 심은 후 재배한다. 이렇게 수확한 약도라지는 일반 도라지보다 크기가 크고 뿌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인삼에 많다고 알려진 사포닌 성분도 일반 도라지보다 3배나 많다. 약도라지는 1뿌리당 10만~20만원에 팔리기 때문에 수익성도 좋다.

약도라지가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박씨는 아버지 소유의 논을 갈아엎고 약도라지와 호두, 참깨 등을 심어 판매를 시작했다. 그는 3만 평에 달하는 논밭에 약도라지와 호두, 콩 등 다양한 농작물을 재배해 연간 1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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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요즘은 약도라지 재배와 관련한 강의를 다니고 있다. 약도라지 가공 공장도 설립할 예정이다. 공장이 완성되면 이곳에서 약도라지를 가공해 판매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농촌 체험마을 사업도 진행 중이다. 2014년 부터는예천군 귀농인 회장을 맡아 귀농인 유치와 정착을 위한 멘토 역할까지 하고 있다.

박 대표는 “농사에 대한 선입견을 버렸으면 좋겠다”며 “농사를 통해 유통과 가공, 6차산업 등 다양한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요즘은 귀농인들을 위한 정부지원과 교육 등이 많다.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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