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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불혹 손민한, 가을야구에서 관록을 보여주마

중앙일보 2015.10.0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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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진경 기자]

프로야구 NC 가을야구를 이끈 베테랑 중에는 오른손 투수 손민한(40)이 있다.

손민한은 9월 30일 서울 잠실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선발 투수로 나와 5와3분의1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11승(6패)째를 수확했다. 이날 NC가 승리하면서 1위 탈환 가능성도 생겼다. 2위 NC는 선두 삼성과 승차가 1.5경기로 좁혀졌다.

올해 불혹인 손민한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NC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 시즌 26경기(선발 19경기)에 나와 11승6패 평균자책점 4.89를 기록했다. 롯데 소속이던 2008년 이후 7년 만에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의미있는 기록도 세웠다. 지난 9월 11일 창원 넥센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프로야구 최고령(40세 8개월 9일) 10승을 달성했다. 종전 최고령 10승 투수 기록은 지난 2005년 송진우(당시 한화)가 작성한 39세 6개월 29일이었다. 김경문 NC 감독은 "손민한이 마운드에 올랐을 때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느껴진다. 베테랑 손민한의 역투가 팀에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롯데 시절 손민한은 '전국구 에이스'로 불렸다. 롯데는 2001~2007년까지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손민한은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지난 2005년에는 18승(7패), 평균자책점 2.46으로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하지만 어깨 부상으로 부진하면서 2011년 팀에서 방출됐다. 30대 후반이 된 손민한을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하고 손민한의 야구 인생이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013년 NC가 손민한에게 손을 내밀었다. 불펜 투수가 된 손민한은 2013년 5승(6패) 9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3.43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도 4승(4패) 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3.54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최고참으로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 덕분이었을까. 김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젊은 투수들 대신 손민한을 선발투수로 내정했다.

마흔 살에 다시 선발투수가 된 손민한은 이를 악 물었다. 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서 손에 타구를 맞아 한 달 가까이 붓기가 빠지지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서서히 몸을 끌어올렸고, 6월까지 8승을 따내며 재기에 성공했다. 코칭스태프의 배려도 컸다. 손민한을 7~10일 간격으로 등판시켰고, 투구 수는 80~90개로 끊어 체력을 안배했다. NC 최일언 투수 코치는 "나이가 있다보니 어깨·팔 뿐만 아니라 허리·하체 피로도 안 풀렸다. 직구 스피드는 비슷하게 나왔지만 볼 끝 움직임이 좋지 않아서 휴식을 길게 줬다"고 전했다. 손민한은 "우리 팀에서 나만큼 관리 받는 선수도 없다. 코칭스태프와 후배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베테랑 손민한의 부활은 가을야구에서 더 기대된다. 최 코치는 "아직 손민한의 공에 힘이 있다. 포스트 시즌 상대 팀에 따라 손민한의 기용 방법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민한은 지난 시즌 준플레이오프에서 4경기 3이닝을 던져 1홀드를 기록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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