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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 경영? 그걸로 1등 못한다, 도박 같은 결단도 필요”

“안정 경영? 그걸로 1등 못한다, 도박 같은 결단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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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나이 다다시(柳井正·66) 회장이 제시한 미래 경쟁력은 ‘속도’다. ‘패스트패션’이 아니라 급변하는 환경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패스트기업’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얘기다.

글로벌 혁신 기업인, 미래 50년을 말하다 <5>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
자산 24조6000억원 일본 최고 부자 야나이 회장

한국선 ‘히트텍’ 등 히트 쳐 1위…현재 세계 4위, 5년 뒤 1등 목표
매주 점장 30명 얘기 듣지만 고객 접하는 점원들 더 중요
알바생도 CEO 오를 수 있다…돈만 생각 말고 오너처럼 행동을

 유니클로는 ‘히트텍’ 등 기능성 의류가 한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국에서 부동의 SPA(기획·생산자가 유통·판매까지 하는 브랜드) 1위다. 하지만 세계 1위는 아니다. 자라를 운영하는 스페인의 인디텍스그룹, 스웨덴의 H&M, 미국의 갭에 이어 4위다.

야나이 회장은 “2020년까지 세계 1위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목표 연 매출은 5조 엔. 지난해의 약 4배 다. 5년 만에 이루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야나이 회장은 “목표가 작으면 힘이 나지 않는다. 가능성밖에 없다고 할지라도 될 수 있는 한 큰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5조 엔으로 정한 이유도 단순하다. “그 정도 매출은 돼야 세계 1위가 된다”는 것이다. 과거에도 그는 2010년까지 1조 엔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실제 2010년 매출은 8148억 엔, 실패였다. 하지만 2013년 매출 1조1430억 엔을 기록하며 결국 목표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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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클로 조직의 가장 큰 장점은 뭔가요.

  “변화에 빨리 적응한다는 겁니다. ‘패스트리테일링’이라는 지주회사 이름처럼 즉단·즉결·즉시실행 등 빠른 속도에 중점을 두고 전 사원이 행동하고 있습니다. 세계 제일이 되기 위해서입니다.”

 -경영자로서 선택도 빨리 합니까.

  “경영자는 늘 선택의 기로에 있습니다. 그 순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토대로 무엇이 가장 좋을지 빨리 결정하고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 상황을 잘 모르는 상태라도 그 순간에 가장 적합한 답을 생각해내 스스로 지시해야 합니다.”

 야나이 회장의 빠르고 과감한 결단은 그의 진퇴에서 극명하게 드러났었다. 그는 유니클로가 급성장 중이던 2002년 11월 전문경영인에게 사장직을 넘기고 회장으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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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3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경영 일선으로 복귀한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지 않고 안정적인 성장을 지향해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한 상황’을 ‘최악’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야나이 회장은 “나는 급진파”라며 “창업자는 도박 같은 결정도 할 수 있지만 전문경영인의 경우는 건실한 결정을 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저 보통 회사가 아니라 세계적인 기업, 혁신적인 기업’이 되려면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세상에선 모든 회사가 무섭게 경쟁하는데 ‘안정 경영’이나 ‘안심 경영’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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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으로서 패스트리테일링은 빠른 의사 결정과 실행을 중시하지만 “유니클로는 패스트패션이 아니다”고 야나이 회장은 잘라 말한다. 자라나 H&M처럼 최신 유행을 발 빠르게 소비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실제로 유니클로 옷은 대부분 매일 입는 티셔츠나 바지·카디건 같은 기본 디자인이다. 서울대 의류학과 추호정 교수는 “유니클로는 혁신적인 소재를 사용한 핵심 제품을 중심으로 소품종 대량생산을 한다”며 “자라나 H&M처럼 최신 유행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을 강조하며 다품종 소량 생산하는 유럽형 SPA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야나이 회장은 ‘저가 의류’라는 콘셉트에 대해서도 “어쩌다가 가격이 쌌기 때문에 잘 팔린다면 장래성은 전혀 없다”고 거부한다. 해외에서 저가 경쟁에 돌입하면 금방 한계에 부딪힌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한 기업이 기획부터 유통까지 모두 맡는 SPA의 본질에 대해선 ‘금맥’이라고 강조했다. 고객의 반응과 매장 판매 추세 같은 중요한 정보를 생산에 바로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의 트렌드를 정확히 예상하고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정성을 다해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품질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성공했다고 말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고객의 목소리를 제품에 반영하려면 현장 경영이 필수적이다. 야나이 회장은 매주 30명씩 점장을 불러 두 시간 정도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매장의 점원(스태프)이다. 지금까지 겪었던 가장 큰 실패를 묻자 “점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점장 중심으로 점포 운영을 했던 일”이라고 답할 정도다. “점장을 주역으로 하면 그 사람을 톱으로 한 수직적 조직이 돼버립니다. 고객과 가장 가까운 존재인 점원이 매장의 중심이고 유니클로의 비즈니스를 지탱해주는 것입니다.” ‘현장·현물·현실’이야말로 세계 제일이 되는 기반이라는 것이다.

 그는 “아르바이트생이 임금만 생각한다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 아르바이트생도 최고경영자까지 올라갈 수 있어야 하고 오너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게는 손님을 위해 있고, 점원과 함께 번창하며, 점주와 함께 망한다’. 야나이 회장의 좌우명이다.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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