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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베, 난민 위해 돈보따리 풀겠다더니 난민 수용엔 난색

중앙일보 2015.09.3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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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DB]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난민 문제 해결에 목소리를 높였다. 아베는 “일본이 경제 지원과 교육·보건·의료 협력을 적극 실시해 난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도록 하겠다”며 올해 난민 지원금을 지난해 3배 수준인 8억 1000만 달러(9700억원)까지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중동·아프리카 평화 정착지원금도 7억 5000만 달러(8959억 원)를 내겠다고 했다. 아베 총리의 적극적인 난민 지원 정책은 회의장 내 회원국들의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얼굴을 바꿨다. 일본의 난민 수용 질문을 받자 “난민이나 이민을 받기 전에 출산율을 높이고 노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며 선을 그었다. 아베는 “일본은 국내총생산(GDP)을 더욱 끌어 올려야 하며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 등 국내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책임은 재정지원으로 충분하다는 말도 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난민 구제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오가타 사다코(?方貞子) 전 유엔난민고등판무관은 지난달 24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난민을 적극 수용하지 않으면서 적극적 평화주의를 거론하는 건 난센스”라며 일본의 이중성을 꼬집었다.

한국은 2013년 동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만들었지만 난민 수용에 소극적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난민을 받아들일 여력이 있는 국가로 44개 선진국을 꼽는다.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일본만 여기에 포함된다. 하지만 한국은 지난해 2896명의 난민 신청자 중 94명만 난민 지위를 인정했다. 100명 중 3명만 통과한 셈이다. 한국 정부가 2015년 강제 이주 피난민을 돕기 위해 내 놓은 금액은 5개 분쟁지역(이라크·우크라이나·남수단·수단·팔레스타인가자지구)에 총 900만달러(100억원)다.

아시아 난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미얀마 로힝야족이 향하는 호주도 벽이 높다. 종교갈등과 인권탄압을 어선을 타고 죽음의 항해를 떠나 호주에 도착해도 난민지위를 인정받기 어렵다. 호주는 연간 1만 명 이상의 난민을 수용하고 있지만 역외 난민 수용소나 다른 국가로 넘기는 경우가 많다. 말콤 턴불 호주 신임 총리는 지난달 24일 “난민이나 망명신청자들이 호주에 재정착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전임 토니 애벗 총리의 '난민 봉쇄'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제이주기구(IOM)는 지난해 동남아 지역에서 발생한 난민을 9만 4000여 명으로 추산했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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