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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남극에서 맞는 국군의 날은?

중앙일보 2015.09.3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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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해군 제공


67주년 국군의 날(10월 1일)을 특별하게 맞이하는 이가 있다. 지구 최남단의 남극에 파견돼 활동중인 해군 해난구조대(SSU) 소속의 이기영(39) 상사다.

이 상사는 남극의 세종과학기지 28차 월동대원에 선발돼 지난해 11월 남극으로 갔다. 그의 임무는 연구원들과 운영대원들의 해상 활동 안전지킴이 역할을 하는 해상안전 담당이다. 고무보트와 바지선으로 세종과학기지의 연구활동을 지원하고 보급품을 수송하는 일이다. 남극에서도 국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국군이다.

세종과학기지가 위치한 남극의 킹 조지섬은 겨울철에 영하 20도의 기온에 눈폭풍이 휘몰아치는 말 그대로 극지다. 1년 내내 영하의 기온이어서 콘크리트 양생이 불가능한 정도다. 그래서 부두 시설을 지을 수 없어 일반 선박으론 접근이 어렵다. 이 상사가 운영하는 고무보트가 세종기지의 유일한 발인 셈이다.

해군은 2009년 남극 세종과학기지에 특수전여단(UDT) 대원을 파견한 이후 해마다 고무보트 운용과 잠수 능력을 갖춘 UDT나 SSU 대원을 세종과학기지 월동대원으로 파견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세종과학기지의 앞바다는 여름철인 11월∼이듬해 2월에만 얼지 않는다"며 "이 시기에 보급품 수송이 집중되고 있지만 유빙이 많은데다 파고가 3∼4m에 달해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날씨가 좋은 3∼4일 동안 집중적으로 보급품 수송작업을 할 때면 이 상사는 하루 2∼3시간만 눈을 붙일 정도로 바쁘게 살고 있다. 또 궂은 날씨가 닥쳐도 하루 수차례 기지 주변의 순찰활동을 해야 한다. 그곳의 생활은 휴일이 없다. 이 상사는 "해군 해난구조대의 체력과 끈기로 남극의 모든 악조건을 이겨내고 있다"고 말했다.

1995년 해군 부사관후보생 157기로 임관한 이 상사는 SSU대원으로, 98년 여수 북한 반잠수정과 2010년 천안함 인양 작업에 투입됐다. 또 지난해엔 세월호 참사 실종자 수색 등에도 나섰던 베테랑이다. 오는 12월 남극 세종과학기지 파견 임무를 마치고 귀국할 예정 그는 "단 하루의 휴가도 없고 가족과 만날 수도 없지만 남극 대륙의 유일한 대한민국 국군이라는 자부심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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