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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고향’서 최인호가 보내온 편지

중앙일보 2015.09.30 01:00 종합 19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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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사랑과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소설가 최인호(1945∼2013·사진). 그의 빛나는 문장들을 다시 만날 수 있는 책 두 권이 2주기 기일(9월 25일)에 맞춰 최근 출간됐다. 생전 자신만만했던 그를 연상시키는 제목을 단 『나는 나를 기억한다』(여백, 1·2권)이다. ‘시간이 품은 나의 기억들’이라는 부제를 단 1권에는 어린 시절부터 영화판과 결별한 40대 중반까지를 회고한 글들을, ‘시간이 품은 나의 습작들’이라고 부제를 붙인 2권에는 중학생 시절부터 등단 전까지의 미발표 습작 원고들을 모았다. 2008년 침샘암 발병 전에 기획해 준비하던 책이라고 한다.

미발표 작 등 묶어 2주기 추모집
『나는 나를 기억한다』 두 권 출간

 열흘 붉은 꽃 없다지만 시간의 폭력을 견디는 아름다움도 있는 법. 두 권의 책에는 최인호 문장의 감동은 어디서 오는지 헤아려 보게 되는 글들이 많다. 영화판과의 인연을 소상하게 밝힌 1권의 마지막 글이 그렇다. 시대를 풍미한 대표작 『별들의 고향』의 영화화 과정, 요절한 영화감독 하길종과의 떠들썩한 애증관계를 흥미롭게 그렸다. 연세대 상대를 다니던 훗날 배창호 감독을 “고무신을 신고 털털하게 고장 난 오토바이처럼 걸어다니고 있었다”고 회고한 대목은 웃음을 자아낸다. 작가의 직관이 번득인다.

 2권에 소개한 습작 노트 첫머리 글에 중학교 1학년이던 최씨는 “독자 여러분은 이 글을 읽고 이 소설을 유치하다고 생각지 마시오”라고 썼다. 작가 최인호의 씨앗이 들어 있는 글이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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