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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호남 달래기도 바쁜데 부산 출마 땐 양쪽 민심 잡기 고민

중앙일보 2015.09.26 01:41 종합 5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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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25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용산역에서 추석 귀향객에게 손을 흔들었다. 용산역에선 호남선 열차가 떠났다. 경부선 열차가 떠나는 서울역 대신 그는 용산역을 찾았다. 하지만 경부선을 탄 사람들을 아예 놓치진 않았다. 그는 오후 3시엔 부산역에 나타났다. 비행기를 타고 고향에 돌아와 시민들을 만났다.

 문 대표에게 한가위는 작전타임이다. 사실 재신임 이후에도 그가 처한 상황은 나아졌다고 할 수 없다. 비주류의 사퇴 요구를 재신임 카드로 돌파하는가 했더니 박주선 의원이 탈당했다. 천정배 신당은 개봉 박두했다. 당은 혁신위의 인적 쇄신안 폭탄에 벌집을 쑤신 듯하다. 한 곳을 진화하면 불쑥불쑥 다른 곳에서 연기가 솟아난다.

 파편은 문 대표에게도 튀었다. 부산 총선 재출마 요구다. 당초 문 대표는 호남 민심 달래기에 집중하려 했다. 2012년 대선 때 92% 몰표를 준 호남에서 “문재인으론 총선도, 정권 교체도 어렵겠다”는 회의론이 퍼지고 있어서다. 그런 마당에 부산 민심까지 챙겨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부산 출마가 문 대표에겐 의외의 돌파구가 될지도 모르겠다. 부산에는 그동안 여러 차례 총선에서 패하면서도 계속 도전하고 있는 ‘노무현 아바타’가 많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문 대표가 출마할 경우 지난 총선 때 5%포인트 차 안팎으로 낙선했던 야당 후보들은 당연히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9대 총선 당시 북·강서을 문성근 후보(45.2%), 북·강서갑 전재수 후보(47.6%), 사하갑 최인호 후보(41.6%), 남구을 박재호 후보(41.5%) 등이 40%를 넘었다. 만약 영남 전략이 야권 지지층의 총선 승리에 대한 기대치를 높인다면 냉랭해진 호남 민심도 다시 문 대표를 주목하지 않겠느냐는 게 주류 측 기대다. 부산 출마 압박은 안철수 의원도 받고 있다. 당에선 ‘문재인·안철수 벨트’가 바람몰이를 하면 태풍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그런 그림이 나오려면 먼저 당이 안정돼야 한다. 그 책임은 문 대표의 몫이다. 비주류 껴안기 정도가 아닌 화학적 결합, 신당파와의 통합 내지 연대, 혁신위 김상곤 위원장과 조국 서울대 교수가 내놓은 인적 쇄신 구상의 실현….

 실타래를 푸는 첫걸음으로 문 대표는 지난 22일 최고위원·원내대표를 32평짜리 구기동 전세 빌라로 초대해 소주를 곁들이며 ‘번개 집들이’를 했다. 경희대 성악과를 나온 문 대표 부인 김정숙 여사는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목포의 눈물’까지 준비했었다고 한다. 분위기가 진지해져서 노래를 부르진 못했지만 전남 여수가 지역구인 주승용 최고위원은 만찬 후 “밥값을 제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스킨십 효과는 있었던 거다. 그러니 추석 이후 ‘포용의 테마’가 여러 가지 있을 것임을 유추해볼 수 있을 것 같다.

 한편으로 문 대표는 한가위 동안 양산 집에서 ‘부산 갈매기’도 준비해야 한다. 수도권 선거가 또 고민이 될 테지만 현재 분위기론 영남 전략의 ‘다음 순번’으로 보인다. ‘목포의 눈물’과 ‘부산 갈매기’ 사이 어디쯤 문 대표는 서 있다.

김성탁 야당반장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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