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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메카서 순례객 최소 717명 압사

중앙일보 2015.09.25 02:34 종합 1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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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외곽의 미나에서 발생한 압사사고 현장에서 사람들이 희생자 더미 속에서 생존자들을 찾아 구조하고 있다. [미나 AP=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 메카 인근에서 24일 이슬람권 성지순례(하지) 기간 순례객들이 밀집한 상황에서 압사사고가 발생해 최소 717명이 숨지고 805명이 다쳤다고 AP·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순례객 1426명의 목숨을 앗아간 1990년 압사사고 이후 최악의 사고다.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도 적지 않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마귀 돌 던지기’ 의식 중 … 매년 사고
1990년에도 1426명 목숨 잃어

통신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오전 9시쯤(현지시간) 메카로부터 5㎞ 정도 떨어진 미나에서 지난 22일 시작된 성지순례 행사의 하나인 ‘마귀 돌기둥’에 돌을 던지는 의식을 치르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 의식은 예언자 아브라함이 마귀에게 돌을 던져 유혹을 이겨냈다는 이슬람 경전 쿠란의 구절을 재현한 것이다.

헬기와 구급차 220여 대가 현장에 출동했다. 통신은 4000명 이상으로 구성된 구조대원과 군인들이 아수라장으로 변한 사고 현장 바닥 곳곳에 쓰러진 부상자들을 옮기거나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했다고 보도했다.

미나에는 수만 채의 텐트가 세워져 순례객들의 임시 숙소로 이용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올해 성지순례에 국내외의 이슬람교도 200만 명 이상이 이슬람 성지 메카와 메디나를 찾은 것으로 추산했다

사우디에서는 지난 11일 메카의 그랜드 모스크 증축 공사 현장에서 대형 크레인이 강풍에 무너져 최소 107명이 숨지고 230여 명이 부상했다. 연속으로 대형 참사가 발생함에 따라 사우디 정부가 사고 예방에 적절하게 대비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사우디의 이슬람 성지에서는 좁은 공간에 한꺼번에 인파가 몰리면서 대형 압사사고가 빈번히 발생해 왔다. 2006년 1월에는 메카 인근에서 압사로 362명이 숨졌다. 2004년엔 순례객 사이에서 충돌이 벌어져 244명이 숨지는 폭력사태가 벌어졌다. 성지순례는 이슬람교도가 평생 한 번은 지켜야 하는 5대 실천영역 중 하나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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