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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60~80㎞로 … 트렁크 비우고, 브레이크 밟기 줄이세요

중앙일보 2015.09.25 02:14 종합 1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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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교육센터 하승우 교수(왼쪽)와 ‘연비왕’ 차태걸씨가 경부고속도로 서울 톨게이트에서 ‘고연비 운전’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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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산과 수리 키트가 전부였다. 지난 20일 경부고속도로 하이패스 휴게소에 나타난 차태걸(43)씨의 쏘나타 하이브리드 트렁크 안은 비어 있었다. 그는 올해 4월 신차를 구입했다. 차씨는 “연비를 높이기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트렁크 짐을 정리한다”고 말했다. 차씨는 올해 5월 교통안전공단이 개최한 ‘제2회 국토교통부장관배 자동차 연비왕 선발대회’에서 승용차 부문 금상을 탔다. 공인연비(14㎞/L)인 차량을 운전해 평균연비 기록(19.85㎞/L)을 세웠다. 휘발유 8060원(1600원/L 기준)어치를 주유하면 100㎞ 갈 수 있는 연비다.

연비왕 차태걸씨의 조언
내리막에선 연료 차단 기능 작동
페달서 발 떼는 관성주행 가능
앞차와 붙으면 교통상황 못 봐
시야 넓히면 급제동 할 일 없어

 “앞차에 바짝 붙여 주행하는 건 연비에도 안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차씨는 “우선 톨게이트에 진입하기 400m 전부터 브레이크가 아닌 액셀러레이터로만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며 “앞차와의 거리를 떨어뜨리고 관성 주행을 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지켜보던 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교육센터 하승우 교수도 “좌우 주행차로의 교통 상황이 시야에 들어올 정도로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해야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되는 관성 주행이 가능하고 만약의 사태에도 대비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

 차씨가 서행하는 차량을 가리켰다. “서행하는 게 기름을 적게 먹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톨게이트 입구 등에서 거북 걸음으로 진입하는 것도 연비에 큰 도움이 안 됩니다.” 하 교수도 “자동차는 시속 60㎞일 때 가장 효율이 좋도록 설계됐다”며 “ 경제속도는 시속 60~80㎞지만 고속도로에선 이보다 느리게 달릴 수 없기 때문에 규정 속도를 시속 100~110㎞로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씨는 내비게이션을 활용한 자신만의 연비 운전 방법을 소개했다. “톨게이트나 교차로 등 교통 흐름이 변하는 곳을 사전 안내하도록 내비게이션에서 설정할 수 있습니다. 그걸 듣고 흐름에 맞춰 운전하면 브레이크 밟는 걸 줄일 수 있어요. 어렵지 않습니다. 브레이크도 액셀러레이터도 모두 돈이에요.(웃음)”

 그가 이날 여러 차례 강조한 건 ‘시야 확보’와 ‘연료 차단 기능(퓨얼 컷·fuel cut)’이다. “시야 확보는 안전과 직결돼 있고, 퓨얼 컷은 모르는 운전자가 많다”고 했다. 관성주행을 하려면 운전자가 시야를 확보해 교통 흐름을 미리 읽는 게 필요하다.

 “300~400m 정도 멀리 내다보는 운전 습관이 중요합니다. 교통 흐름을 읽지 못하면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는 관성주행이 가능한지 아닌지를 결정할 수 없거든요.” 자동차는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퓨얼 컷 구간을 제외하고 꾸준히 연료를 소비한다. 가솔린 차량은 엔진 회전수 기준 1800~2000RPM(1분당 엔진회전수)에서 엔진에 투입되는 연료가 차단된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지 않아도 관성과 중력에 의해 움직이는 내리막길 구간 등에서 퓨얼 컷 기능을 활용하면 연료 소모를 줄일 수 있다. 하 교수는 “연비 운전과 안전 운전은 둘이 아닌 결국 하나”라 고 말했다.

글=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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