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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적 불만 읽었던 세종대왕, 진정한 콘텐트 리더였다

중앙일보 2015.09.25 01:18 종합 27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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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에서 가장 큰 콘텐트 리더는 세종대왕이다.” 주철환(사진)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가 24일 서울 반포 세빛섬에서 열린 ‘2015 대한민국 한류산업 리더스 포럼’(문화체육관광부 후원·한류기획단 주최)에서 첫 강연자로 나섰다. 주 교수는 포럼에서 ‘세종대왕’이란 화두를 던졌다.

주철환 교수 리더스 포럼 강연

 그는 “세종대왕에게는 PD마인드가 있다”고 운을 뗐다. “세종대왕은 맨 먼저 동시대를 관찰했다. 그걸 통해 ‘이르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글로 쓰지 못하는 백성의 불편과 불만’을 보게 됐다. 그건 세종이 살던 시기, 조선의 시대적 불만이었다.” 주 교수는 “시대에 대한 관찰, 그걸 통해 ‘시대적 불만’을 제대로 읽었기에 세종의 콘텐트에는 ‘시대정신’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시대정신’이나 ‘시대적 욕구’와 맞물리지 못할 때 한류 콘텐트의 생명력은 짧아진다. 주 교수는 “한류 콘텐트 리더는 글로벌 시대의 욕구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또한 그 욕구를 해소하는 방식이 새로워야 한다. 그게 바로 실험정신이다”고 말했다.

 PD에게는 스타를 알아보고 키우는 능력이 핵심이다. 그 점에서 세종대왕은 ‘캐스팅 능력’이 탁월하다고 했다. “장영실 등 실력 있는 과학자들을 알아보고, 집현전을 통해 ‘스타 학자’들도 키워냈다. 또 그들의 결과물로 대중(백성)을 즐겁고 편안하게 만들었다. 세종이야말로 스타시스템과 PD시스템의 융합을 성공시킨 주인공이다.”

 글로벌 무대를 향한 한류의 물꼬는 이미 트였다. 주 교수는 “이제 그 물길에 큰 배를 띄우고, 그 배에 상품을 가득 채울 때다. 나라말이 중국과 다를 때 세종은 ‘중국어를 더 열심히 배우라’고 하지 않았다. 대신 ‘새로운 말을 만들어내자’고 했다. 세종이 말한다. 모방이 아니라 창조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혹자는 ‘한류에 내일이 있다’고 하고, 혹자는 ‘없다’고 한다. 주 교수는 “그건 전적으로 한류 콘텐트에 창조성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다. 콘텐트가 창조적이면 한류는 벽을 넘어 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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