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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대타협 부정한 야당 의원의 이상한 논리

중앙일보 2015.09.25 00:50 종합 3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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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노동개혁 토론회에서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과 논쟁하는 야당의 추미애 위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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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추미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3일 “한국노총 대표자만 불러서 도장 찍게 한 것이 어떻게 대타협이냐. 소타협도 안 된다”고 했다. 한발 더 나가 “설령 노사가 모여 합의했다고 하더라도 한국노총은 노동자 1800만 명의 5%도 대변 못한다”고 했다. 9·15 노사정 대타협은 물론 한국노총까지 인정하지 못한다는 얘기로 들린다.

 아마도 이번 노사정 대타협에 민주노총이 참여하지 않은 것을 염두에 둔 건 아닌가 싶다. 민주노총은 대화에 여러 차례 참여할 것을 권유받았지만 불참했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대화를 거부한 이상 사회적 대화 주체로서의 권한도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추 의원의 말대로라면 대화를 거부한 상대는 인정하고, 어렵사리 협상으로 대타협을 이룬 단체는 부정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책임 있는 국회의원이라면 대화 초기부터 민주노총을 설득해 협상 테이블에 앉도록 하는 게 맞지 않을까. 다 끝난 뒤에 대타협을 부정하고, 합의문에 서명한 단체를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모 경제단체 관계자가 “정치적 이해타산에 따른 알박기”라는 지적을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예전에도 추 의원은 노동 문제와 관련,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2009년 7월 비정규직 보호법으로 논란이 뜨거울 때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었던 추 의원은 “대한민국 노동부는 간판만 노동부이지 노동계층에 고통을 주는 부처다. 노동계층 압박부이며, 노동부를 없애버려야 한다”고 했다. 노동부가 곧장 성명을 냈다. “정부 기관인 노동부에 대한 명백한 명예훼손이며, 노동 현장에서 불철주야 노력하는 노동부 공무원 5700여 명에 대한 중대한 모독”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막강한 힘을 가진 국회 환노위원장을 상대로 정부가 정면 대응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오죽하면 노무현 정부 시절 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대환 현 노사정위원장이 당시 “노동부가 없어지면 환노위도 없어져야 한다. 그건 자기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일갈했겠는가.

 한국노총이 내·외부의 내홍을 이기고 ‘국민과 함께’라는 한국노총의 지향점에 맞게 대타협을 이룬 점은 격려받아 마땅하다. 존재를 부정당하며 욕을 먹을 일이 아니다. 더욱이 한국노총은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책연대를 맺은 단체다. 입맛에 맞고 유리할 때만 파트너로서 대접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이야말로 한국노총을 정략적 들러리로 여긴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지금이라도 대타협의 의미를 한국노총과 함께 공유하고, 수정할 건 수정하면서 노동개혁 행보를 이어 가는 게 공당의 길이 아닌가 싶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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