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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안암병원 국제진료센터, 외국인 환자 연간 1만여 명 찾는 '중증질환 치료의 메카'

중앙일보 2015.09.25 00:02 주말섹션 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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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고대안암병원. 고대안암병원 국제진료센터 박종훈 센터장(왼쪽)이 오른쪽 무릎 인대 손상으로 센터를 내원한 네덜란드 환자 루카스 알렉산더(20)에게 치료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해외 환자를 유치하는 과정은 매우 까다롭다. 먼저 외국에 있는 환자는 에이전시를 통해 의무기록, 검사 결과 등 신상정보를 해외 환자 유치사업 참여 의료기관에 공개한다. 환자를 의뢰받은 의료기관은 상세한 치료계획을 세워 환자 측에 전달한다. 환자는 여러 의료기관이 보내온 정보를 면밀히 검토한 뒤 비로소 치료받을 의료기관을 결정한다. 마치 입찰처럼 이뤄지는 경쟁을 치러야 한다. 철저히 의료의 질과 시스템으로 판가름난다. 고대안암병원 국제진료센터의 명성은 이런 과정을 거쳐 쌓인 것이다. 고대안암병원은 외국인 환자 사이에서 중증질환 치료의 메카로 통한다

JCI 인증 받아 안전성 입증
외국인 신장 재이식 도맡아
비자 발급 시스템 갖춰


고대안암병원 국제진료센터는 2009년 개소 당시 외국인 환자가 650명에 불과했다. 지금은 연 1만여 명의 해외 환자가 찾는 센터로 성장했다. 외국인 환자가 선호하는 병원으로 클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어떤 각고의 노력이 있었을까.

병원 시스템, 국제 안전기준 충족

고대안암병원은 일찌감치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 JCI)의 인증을 받았다. 외국인 환자가 해외 의료기관을 찾으며 가장 우려하는 것이 ‘안전성’이라는 판단에서다.

JCI 인증은 인력·장비를 비롯한 의료절차까지 안전성을 확인하는 절차다. 기준이 워낙 엄격해 국내 대학병원 중 JCI 인증을 받은 곳은 10곳에 지나지 않는다. 고대안암병원은 JCI 인증을 한 번에 획득했을 뿐만 아니라 재인증과 최근 3차 인증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는 병원의 시스템이 국제적인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국 유명인사들이 국내에서 진료받을 일이 생기면 병원의 JCI 인증 여부부터 확인한다는 점이 JCI 인증의 공신력을 보여준다. 특히 미국 보험사 정관에도 JCI 인증을 받은 해외병원에 한해서만 진료행위의 정당성을 인정한다.

고대안암병원 국제진료센터 박종훈 센터장은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가장 시급했던 것은 안전문제였다”며 “우리가 아무리 안전하다고 주장해도 객관성이 떨어지므로 국제적인 기준에 부합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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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고대안암병원. 로봇수술 장면]


고난도 이식 환자가 절반 넘어

그동안 의료관광은 성형·미용수술에 치우쳐 있었다. 하지만 고대안암병원은 국제경쟁력을 갖춘 중증질환 치료에 초점을 맞췄다. 보건복지부는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한국의 의료기술’에 부정맥 치료, 갑상선 로봇수술, 로봇을 이용한 대장암 로봇수술, 위암 내시경수술, 귀 성형, 임플란트 등 총 6개 분야를 선정했다.

실제 2013년에는 외국인 신장이식 국내 1위, 간이식 국내 2위를 달성했다. 외국 병원에서 포기한 난치성 환자를 성공적으로 치료한 것이다. 제3세계 국가에선 투석이 원활하지 않은 만성신부전 환자가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신장이식이다.

특히 재이식 환자가 많았다. 만성신부전에 의한 빈혈 치료를 위해 무분별하게 수혈했거나, 이식 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거부반응을 나타낸 환자들이다. 고대안암병원은 이들 환자를 도맡아 치료해 왔다. 박 센터장은 “외국인 환자의 절반 이상이 고난도의 치료를 요하는 고위험 이식환자”라며 “그동안의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이들 환자를 문제없이 치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대안암병원 국제진료센터를 찾는 환자의 70% 이상은 현지의 입소문으로 방문한다. 치료를 받고 간 환자가 추천해 이곳을 찾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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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병동 상담실 24시간 운영

질 높은 의료와 함께 환자를 위한 편의성도 국제 수준급이다. 진료 예약지원에서부터 비자 발급신청, 공항 픽업, 에스코트, 숙소까지 모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 환자의 편의를 극대화한다.

국제진료센터 진도연 과장은 “국제진료센터에서는 외국인 환자가 간편하게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환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낯선 환경에 쉽게 적응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갖도록 하기 위한 배려”라고 말했다.

통역 서비스는 기본이다. 영어뿐 아니라 러시아어·중국어·몽골어·아랍어 등 각국 언어가 가능한 전문 코디네이터가 상주하면서 통역서비스를 제공한다.

각국의 문화를 배려한 모습도 눈길을 끈다. 총 33병상 규모의 국제병동에는 아랍 환자를 위한 가족실을 마련하고, 종교에 맞춘 기도실, 특화된 별도의 식단을 운영한다.

게다가 국제병동 상담실은 24시간 개방한다. 전문의료진이 상주하면서 건강이나 치료와 관련된 외국인 환자의 궁금증을 해소한다.

병동에는 낮시간 동안 이용할 수 있는 ‘데이 룸(Day Room)’을 마련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면서 여가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전 과장은 “외국인 환자는 낯선 환경에서 생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편의시설을 통해 언어문제뿐 아니라 낯선 환경으로 인한 불편함까지 해소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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