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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영의 신 “이윤만 좇다간 위기 다가온다”

중앙일보 2015.09.24 03:13 종합 1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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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세라그룹의 이나모리 가즈오(稻盛和夫·83·사진) 명예회장은 ‘일본 경영의 3대 신(神)’으로 불린다. 마쓰시타 전기를 설립한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와 혼다자동차를 만든 혼다 소이치로(本田宗一郞)가 세상을 떠나 이나모리는 ‘살아 있는 경영의 신’으로 추앙받는다.

글로벌 혁신 기업인 미래 50년을 말하다
이나모리 교세라 명예회장, 미국식 성과주의 한계 지적
“주식회사는 주주 소유지만 인간중심 배려·나눔 경영을”

 이나모리 회장을 지난 18일 일본 서부 교토(京都)의 본사에서 만났다.

 먼저 그는 “10년, 30년 뒤 교세라를 비롯한 기업의 성패는 ‘이타적(利他的) 가치’에 기반한 ‘철학 경영’에 달려 있다”고 예견했다. ‘단기 성적’에 치중하는 미국식 경영으로는 머잖아 한계에 직면한다는 경고와 반성이었다. 그는 “미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경영 테크닉’을 가진 기업가들은 ‘이윤’의 관점에서 모든 일을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윤주의의 한계를 보완하는 ‘이타의 생태계’를 만들라는 주문이다. 그의 성찰은 반복적인 ‘세계 경제위기’와 궤를 같이한다. 대표적인 게 2008년 미 월가에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였다. 앞서 1997년엔 ‘아시아 외환위기’가 휩쓸고 갔다. 핫머니·첨단금융공학의 확산 아래 위기가 반복적으로 되풀이되는 상황이 고착되고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 생태계의 공존은 무시하고 절대 수익만을 좇는 극단적 자본 이기주의가 주범인 셈이다.

  또 그는 “경영은 노하우나 기술로 만들어 나가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타심·직원 행복 같은 가치를 담은 인간 중심의 ‘경영 원칙’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 주식회사는 주주의 소유”라며 “하지만 진정한 경영 목적이란 사원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언젠가 이런 의식이 약해지면 그때가 바로 우리의 위기가 시작되는 순간”이라고 했다.

 거장의 시계는 ‘100년 뒤’ 삶의 변화에까지 맞춰져 있었다. 그는 “장차 100억 명으로 불어날지 모를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부족한 자원·에너지를 나눠야 하는 심각한 문제가 도래할 것”이라며 ‘배려·나눔’ 등을 키워드로 하는 경영법에서 답을 찾았다.

교토(일본)=김준술 기자 jso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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