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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머런, 대학생 때 마리화나” 정적이 낸 평전에 영국 발칵

중앙일보 2015.09.23 03:19 종합 1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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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머런(左), 애쉬크로프트(右)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옥스퍼드대 재학 시절에 방탕했다는 내용을 담은 평전으로 영국 정가가 발칵 뒤집혔다.

보수당 의원 출신 애쉬크로프트
주요 보직 못 받자 틀어진 악연
“돼지머리에 음란행위” 내용까지

 보수당 출신의 상원의원이었던 마이클 애쉬크로프트 경 등이 저술한 『나를 데이브로 불러달라(Call me Dave)』가 21일부터 일간지인 데일리 메일을 통해 주요 내용이 공개되기 시작했다.

 우선 캐머런 총리가 옥스퍼드대 시절 마리화나를 즐겼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작가 겸 우파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대학 친구 제임스 퍼거슨, 제임스 델링폴 등과 어울리면서다. 델링폴은 “우리 세 명은 똑같이 마약 가운데 마리화나를 선택했으며 데이브(캐머런)와 제임스는 내 방에 와서 1970년대 록밴드 슈퍼트램프의 음악을 들으며 마리화나를 피웠다”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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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지인이 캐머런 총리의 런던 집 만찬에 초대됐을 때 그곳에서 코카인을 봤다는 주장도 있다. 캐머런 부부가 코카인을 흡입하는 건 보지 못했다고 한다. 한 의원의 말을 전하는 형식으로 캐머런 총리가 옥스퍼드대 재학 중 ‘피어스 개버스턴’이라는 사교클럽의 입회식 때 신체의 은밀한 부분을 죽은 돼지머리 입 속에 집어넣는 행위를 했다는 의혹도 담았다. 저자들은 그러나 “해당 의원과 접촉하려 했으나 이 의원이 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되자 논란을 불렀다. 특히 돼지 부분이 ‘피그(pig·돼지) 게이트’로 불릴 정도가 화제가 됐다.

 영국 언론에선 헌터 S 톰슨이 1973년 발간한 『공포와 혐오:72년 대통령 선거 유세』에 담긴 린든 존슨의 일화와 유사성에 주목했다. 당시 존슨은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 수간(獸姦)한다는 소문을 퍼뜨리라고 지시했다.

총리실에선 공식 논평을 내놓진 않았으나 비공식적으론 부인했다. 사교클럽 관련자들도 “터무니없다”고 반박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영국 정가에선 애쉬크로프트 경의 의도에 주목했다. “정치사에 남을 법한 보복”이라고도 한다. 억만장자 거부인 애쉬크로포트 경이 토니 블레어 총리 시절 고전하던 보수당에 800만 파운드를 기부했고 2005년 보수당 당수로 선출된 캐머런의 조언그룹으로 활동했으나 2010년 보수당 집권 이후에 ‘시답지 않은 자리’(원내 부총무)만 제안받자 비판자로 돌변한 이력 때문이다. 올 초에도 보수당의 패배를 예상하곤 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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