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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북핵 NO” 한목소리 … 아태 주도권엔 정면충돌

중앙일보 2015.09.23 03:13 종합 1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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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5일 백악관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비핵화에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 두 정상이 북핵이 한반도 안정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해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시리아 사태나 이란 핵 문제 등에 있어서는 미국과 입장 차이를 보였으나 북한의 핵 실험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에 나서는 등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서는 확고한 입장을 보여 왔다.

오바마 복심인 라이스 보좌관
“미국에 필적할 리더십 없다”
해킹·영유권·인권문제도 거론
“정상회담 호락호락 않을 것” 예고

 시 주석은 22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매우 확고하고 명확하다”고 밝힌 것도 중국의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복심으로 평가받는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21일(현지시간) 조지워싱턴대 강연에서 “미·중은 정상회담에서 핵 보유와 경제 발전 중 북한의 선택을 더욱 분명히 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스 보좌관은 “미·중은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촉구하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내건 핵 개발과 경제 발전을 병행하겠다는 이른바 병진(竝進) 노선의 비현실성을 지적하는 공동 메시지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미·중 정상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도권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라이스 보좌관은 미국의 아·태 재균형 정책을 거론한 뒤 “미국은 지난 70여 년간 이 지역의 안정을 보장해 왔다”며 “누구도 필적할 수 없는(unmatched) 미국의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아·태 지역에서 미국이 구축한 리더십에 중국이 도전하지 말라는 경고가 깔려 있다. 반면 중국은 신형대국 관계를 내세워 미국에 중국과의 양극 체제를 받아들이도록 요구하고 있다.

 라이스 보좌관은 이날 “사이버 스파이 행위는 우리의 장기적인 경제적 협력을 저해하며 이는 중단돼야 한다”고 단언했다. 이어 “이는 미·중 양자 관계에서 엄청난 부담이 되고 있고 향후 양국의 연대를 결정하는데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지난 4월 전·현직 공무원 2000여만 명의 신상 정보를 빼내간 해킹의 배후로 중국을 지목해 경제 보복 조치를 검토했지만 시 주석의 방미 이후로 결론을 미뤘다.

라이스 보좌관은 중국이 건설 중인 남중국해의 인공 섬과 관련해선 “미국은 바닷길을 통한 항행의 자유와 교역의 자유를 고수한다”며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어디에서건 항해하고 비행하며 작전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는 중국의 인공섬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예고다. 중국이 극히 민감해 하는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라이스 보좌관은 “단언컨대 오바마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직설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의 방미는 기간이 겹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미에 가리는 조짐도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이 미국 시애틀에 도착하는 22일 오바마 대통령 내외는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직접 나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영접하는 극진한 의전을 선보인다. 교황은 이어 워싱턴에 머무는 24일까지 도심 카 퍼레이드, 백악관 방문, 상·하원 의회 합동연설에 이어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도 참석하는 미사를 집전한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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