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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본 책] 지역별로 많이 사는 책 다르다

중앙일보 2015.09.23 00:10 강남통신 14면 지면보기
도서 온라인 구매 특징 살펴보니
자기계발하는 중구, 열공하는 양천구…큰손은 강남 3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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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치구별 구매량 강남·서초·송파순
중구-경제·경영, 양천구-학습서, 중랑구-만화 비중 높아
전국에선 교육열 높은 울산·대구가 학습서 많이 봐



지역별로 많이 사는 책이 다를까, 아니면 별 차이가 없을까. 답은 ‘다르다’다. 중앙일보 江南通新이 국내 최대 인터넷 서점 ‘예스24’에 의뢰해 지난 1년간(2014년 9월 1일~2015년 8월 31일)전국 시도 그리고 서울시의 25개 자치구별로 어떤 분야 책을 많이 주문했는지 알아봤다(배송지 기준). 도서 분야는 총 25개로 나눴다. 분석 결과 지역마다 많이 배달된 도서 분야도, 1인당 구매 권수도 차이를 보였다. 서울 포함 전국의 ‘도서 지형도’는 어떤 모습인지, 왜 차이가 나는지 알아봤다. 

초·중·고교생 학습서 출간, 인문서의 10배

국내 출판계의 가장 ‘큰손’은 초·중·고등학생이다. 예스24의 분야별 책 판매 비중으로 확인할 수 있다. 25개 분야 도서의 전국 판매량을 살펴보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단연 중·고등학습서(14.19%)였다. 한 해 동안 100권이 판매됐다면 그중 14권이 중·고등학습서인 셈이다. 2위는 어린이 도서(9.24%)였고, 그다음은 초등학습서(8.02%), 만화·라이트노블(오락 소설·5.86%), 유아 도서(5.79%) 순이었다.

장영태 대한출판문화협회 사무국장은 “국내 출판 시장에서 한 해 동안 나오는 신간 4만7000여 종 중에서 아동·청소년 대상 도서가 25%, 초·중·고학습서는 3%”라고 말했다. 또 “학습서는 한 번에 평균 1만1000여 부를 인쇄하는데, 이는 역사·문학·철학 분야 책의 10배에 이르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전국 시도 중·고등학습서 판매 비중은 대구, 울산, 광주순으로 높았다. 어린이 도서 비중이 높은 곳은 세종, 인천, 전남순이었다.

초등참고서 판매 비중은 울산(10.67%)이 가장 높았고, 대구(10.17%)가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울산의 어린이·청소년 도서 비중은 전국 최하위였다. 대구는 유아 도서 비중이 최하위였다. 김기옥 예스24 학습·참고서 상품기획자(MD)는 “울산·대구는 교육열이 높은 곳이고 그중 일부 지역의 교육열은 서울의 강남 못지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특히 철강·중공업 등의 산업 기반이 밀집된 울산·포항은 소득 수준과 학부모의 교육 수준이 높고 그만큼 교육열도 높다”고 말했다.

서울은 어떨까. 전체 판매 도서 가운데 중·고등학습서의 비중이 가장 높은 건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였다. 특히 서울 양천구는 중·고등학습서 비중이 18.66%에 이르렀다. 다음은 노원구(15.69%)였다. 김 MD는 “두 지역 모두 교육열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중구 자기계발서 비중 서울 평균의 2배 육박

서울은 경제·경영(1위), 인문(1위), 해외문학(1위), 자기계발(1위) 분야의 판매 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구별로는 서울 중구가 이런 분야의 도서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경영 분야 도서의 비중이 전체 판매 도서의 16.65%를 기록했다. 서울시 평균(5.9%)의 세 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자기계발 도서의 판매 비중도 8.7%로 서울 평균(4.44%)의 두 배 가까운 수치를 보였다. 하지만 초등학습서, 어린이, 청소년 분야 판매 비중은 최하위였다.

중구에 이어 경제·경영, 자기계발 분야 판매 비중이 높은 자치구는 영등포구, 강남구순이었다. 김현주 경제·경영 MD는 “경제·경영, 자기계발 도서는 30~40대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편”이라며 “중구·영등포구·강남구에는 기업이 많고 이 기업체에 다니는 직장인들이 회사로 책을 받는 경우가 많아 이 분야 비중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구의 경우엔 기업체 종사자뿐 아니라 지역 거주민들도 자기계발 도서를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천구-IT, 노량진-수험서…지역 특성 그대로
 
디지털단지가 있는 금천구와 구로구는 IT·모바일 분야 관련 도서 판매 비중이 각각 5.79%와 4.1%로 가장 높았다. 이는 서울 평균(2.4%)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종로구는 예술서, 가정·살림, 건강·취미, 전집 비중이 1위였다. 특히 예술서(7.02%)는 다른 자치구에 비해 매우 높았다. 서울 평균은 2.51%였다. 최지혜 문화·예술·종교 MD는 “화랑이 많은 지역인 데다 종로구에 거주하는 40·50대 여성들이 예술, 가정·살림 도서를 많이 구매한다”고 말했다.

수험서·자격증 분야에서는 동작·관악구가 1·2위를 차지했다. 동작구 노량진은 공무원 또는 대학입시 학원의 메카다. 관악구 신림동에는 고시촌이 형성돼 있다. 수험서·자격증 도서가 많이 판매되는 이유다. 만화·라이트노블 도서 판매 비중은 중랑구가 8.12%로 가장 높았다.

세종시 1인당 구매 권수 서울 제치고 전국 1위

전국에서 도서를 가장 많이 구매한 지역은 서울이다. 서울에서 판매된 도서가 전체의 25.5%를 차지했다. 2위는 경기도였다. 이 두 지역이 전국 구매 도서량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고 있다. 서울 안에서 책을 가장 많이 산 지역은 강남구다. 2위는 서초구, 3위는 송파구였다.

그러나 인구 1인당 구매 권수를 산출하면 결과는 달라진다. 세종시가 1인당 구매 권수 전국 1위다. 0.92권으로 2위인 서울(0.79권)보다 많았다. 다음으로는 대전(0.74권), 광주(0.7권), 울산(0.69권)순이었다. 조선영 예스24 도서팀장은 “세종시에 정부청사 및 관련 기관들이 들어서면서 공무원과 그 가족이 많이 유입된 결과”라고 말했다.

1인당 구매 권수를 따져보니 서울 시내 자치구 가운데 중구가 1.93권으로 1위였다. 2위는 강남구(1.62권), 3위는 서초구(1.45권)였다. 도서 구매 절대량은 강남권이 1위지만 1인당 구매 권수는 중구가 1위다. 이는 도심 공동화 현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조 팀장은 “중구 직장인들은 직장으로 도서 주문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실제 거주 인구가 적고 기업체가 많은 중구가 1인당 구매 권수 1위 지역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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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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