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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한국형 전투기 사업 논란 자초한 방사청

중앙일보 2015.09.22 16:27
22일 충남 계룡대의 공군본부에서 진행된 국회 국방위의 국정감사는 한국군의 차기 전투기(F-X) 사업과 관련한 논란의 연속이었다. 정부가 지난해 9월 F-X 사업을 진행하는 조건으로 한국형 전투기개발(KF-X·보라매 사업) 사업에 필요한 기술을 전수받기로 했다고 공개했지만, 미국이 핵심기술 4가지를 줄수 없다는 통보를 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본지 22일자 16면) 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의원은 "(미국의)절충교역 불이행으로 보라매 사업이 추락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F-X사업은 한국 공군의 노후한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해 7조 3418억원을 들여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A전투기 40대를 들여오는 사업이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반대급부(절충교역) 형식으로 한국이 중형급 전투기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기술 제공이 조건이었다. 즉, 하이(high)급 전투기를 구입(F-X)하는 대가로 한국이 자체 제작하려는 미들(middle)급 전투기 개발(KF-X)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런데 미국 정부는 지난 4월 위상배열(AESA) 레이더 적외선 탐색 및 추적장비(IRST), 전자광학 표적 추적 장비(EOTGP), 전자전 재머(RF Jammer) 통합기술 등 4가지 핵심 기술 제공에 대해 수출승인(EL)을 불허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들 4가지 기술은 KF-X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기능들이다. 이에 따라 한국이 자체개발하거나 유럽등 제3국에서 관련 기술을 들여와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같은 상황은 정부가 기술을 확보키로 했다는 설명과는 다른 부분이다. 이 때문에 국방위 위원들은 이날 F-X사업의 계약위반이 아니냐고 따졌다. 새누리당 김성찬 의원은 “(EL승인 거부는)계약위반이 아니냐”며 F-X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4가지 핵심기술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정부가 F-35A 전투기 도입계약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4개의 핵심기술 이전은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아예 수출승인 신청을 하지 않고 통합하는 기술을 신청한 게 아니냐”고 따졌다. 정경두 공군참모총장은 “계약 당시부터 (4가지 기술에 대한 기술이전이 어렵다는 사실이)식별됐던 사안”이라며 “4가지 기술 이전 부분에 대해서는 그 당시에도 어렵다고 생각하고 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방사청 관계자도 "협상 당시 록히드 마틴은 21가지 기술은 줄 수가 있지만 한국이 요구하는 4가지 기술은 미국 정부의 수출승인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었다"며 "하지만 전투기 개발을 위해 필요한 기술이었던 만큼 끝까지 노력한다는 내용을 별도의 합의각서를 체결했다"고 말했다. 정식 조건이 되는 합의각서(MOA)에는 21가지 기술을 지원받기로 하고, 의무사항이 아닌 별도의 조건부 계약을 체결했다는 얘기다. 결국 계약위반에 따른 추궁이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이를 두고 방사청은 말바꾸기를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지난해 국감때도 절충교역을 통해 그 기술을 이전받겠다고 했다"며 "국민들도 그렇게 알고 있는데 군이 국민을 속인 것이냐"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방사청 관계자는 "미국이 기술 이전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를 공식화하면 미국측이 기술이전에 대해 아예 손을 놓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마지막까지 노력한다는 입장에서 미국을 압박한다는 일종의 협상전술이었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말바꾸기)가 됐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KF-X의 미래다. 방사청과 공군은 21개 기술은 11월 최종승인이 나면 곧바로 사업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4가지의 핵심기술 가운데 일부는 이미 확보했다고 한다. 그러나 전체 기술 확보를 위해선 비용과 시간이 더 들어가게 돼 사업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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