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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화요일] 여행, 가요제, 다큐까지 ‘무한도전’ ‘나영석 예능’…우리는 또 하나의 방송국

[궁금한 화요일] 여행, 가요제, 다큐까지 ‘무한도전’ ‘나영석 예능’…우리는 또 하나의 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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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콘텐트가 플랫폼이다. ‘무한도전 가요제’ ‘배달의 무도’ 등으로 프로그램 안에서 다양한 포맷을 선보인 MBC ‘무한도전’, tvN ‘꽃보다’ 시리즈와 ‘삼시세끼’ 등으로 자기 브랜드를 구축한 나영석 PD표 예능 등이 TV 콘텐트 생태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무한 변주가 가능한 인기 예능의 경우 단순한 킬러 콘텐트 차원에 머물지 않고, 그 자체가 콘텐트를 넘어 하나의 플랫폼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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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콘텐트의 무한 확장
모든 장르 도전하는 ‘무한도전’
역사 다큐에 우주 비행까지 시도
김태호 PD “채널로 만들고 싶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MBC 대표 예능 ‘무한도전’.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시대를 연 ‘무한도전’은 처음부터 고정된 포맷이 없이 매번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이른바 ‘무정형의 정형’ ‘포맷 없음의 포맷’이다. 애초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등 ‘평균 이하 찌질남 6인의 도전’이라는 기본 틀만 정해놓은 채 매번 새로운 미션을 펼쳤다. 처음엔 주로 멤버들 간 쓸모없는 미션 수행이나 게임에 집중됐으나 점차 다양한 장르로 확대됐다. 대중문화 패러디, 패션이나 음악쇼, 정치나 사회 이슈 캠페인, 휴먼 다큐, 여행 체험, 시청자 민원 해결 등이다.

 지난달 방송해 14~21% 시청률을 기록한 ‘영동고속도로 가요제’는 어느덧 여름철 대표적인 음악축제로 자리 잡은, 격년제 ‘무도가요제’의 일환이다. ‘무도가요제’는 무도 멤버들과 기성 음악인들이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신곡을 선보이는 자리. 수퍼스타 아이돌에서 무명의 인디밴드가 한 무대에 서는 흔치 않은 경험을 제공한다. 물론 방송 직후 음원 싹쓸이 등 ‘무도가요제’의 과도한 권력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대중의 열광적인 지지는 날로 커지고 있다. 박명수의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강박’으로 요약되듯 가급적 대중이 신나게 즐길 수 있고, 거기에 멤버들의 자기 고백적이고 일상적인 가사가 더해진 ‘무도 스타일’ 히트곡이 줄줄이 탄생했다.

 시청자의 민원을 해결하거나 서비스를 대리하는 ‘배달의 무도’ 코너는 올해 사회적 성격을 더욱 강화했다. 해외 입양아 가족에게 한 끼 식사를 배달하면서 해외 입양 문제를 환기시켰다. 일본의 징용 한인 거주지인 우토로 마을을 찾아가고, 1960년대 독일로 건너간 광부와 간호사 등을 만나면서 현대사의 한 대목도 조명했다. 그 자체가 한 편의 휴먼 다큐였다. 반면 사고로 하차한 제6의 멤버를 뽑는 ‘식스맨을 찾아서’ 편은 ‘무도’의 장기인 영화 패러디를 활용한 오디션 프로였다. 방송평론가 강명석은 “10주년을 맞은 ‘무한도전’은 마치 여러 케이블 채널을 하나로 모은 것처럼 보인다”면서 “오락(‘식스맨 프로젝트’), 음악(‘영동고속도로 가요제’), 여행(‘극한 알바’), 역사 다큐(‘배달의 무도’) 채널을 아우른 데 이어 10주년 기념 5대 기획으로 발표한 우주 비행 도전이 실현된다면 과학 채널까지 선보이는 셈”이라고 말했다.

 즉 ‘무한도전’은 이제 단순한 인기 예능 프로가 아니라 하나의 브랜드 안에 다양한 하위 장르를 거느린 거대한 ‘무한도전 월드’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태호·유재석 등이 그 세계의 주인공이며 열혈 팬덤 또한 한 축이다. 김수아 서울대 기초교육원 교수는 “‘무한도전’은 이미 하나의 TV 프로그램, 콘텐트 차원을 넘어서 하나의 플랫폼으로 진화한 지 오래”라고 말했다. 김태호 PD 역시 과거 한 강연에서 “‘무한도전’을 프로그램이 아니라 하나의 채널로 만들어달라고 회사 측에 조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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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시세끼’ 등 손대는 예능마다 히트하고 있는 나영석 PD(사진) 역시 자신을 브랜드화한 ‘나영석표 예능’ 월드를 구축했다. KBS ‘1박2일’ 출신으로 tvN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 웹예능 ‘신서유기’를 잇따라 히트시키면서 스스로 자기 브랜드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만들고 있는 사례다. 이서진·이승기 등이 나영석 월드의 중심인물. 또 여행, 자급자족, 우정이 모든 작품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각 프로그램의 특성이나 차이에 상관없이 ‘나영석 예능이니까 본다’는 시청 태도가 형성된 콘텐트다. 국내 방송 사상 최초로 ‘TV 방영 없는 웹 온리 콘텐트’로 선보인 ‘신서유기’는 중국판 ‘1박2일’ 시즌2 정도가 되는데, 역시 3000만 조회 수를 앞두며 빅히트했다. 방송사 측의 새로운 시도도 돋보였지만 무엇보다 나영석 브랜드의 이름값을 확인시켜 줬다는 것이 중평. 강호동·이수근 등 물의를 일으키며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1박2일’ 시절 ‘나영석 사단’의 복귀 프로젝트란 점에서도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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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청년들이 출연하는 JTBC ‘비정상회담’(위)과 그 스핀오프인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그간 국내에서는 ‘스핀 오프’(번외)나 속편이 등장하고 리메이크되거나 원소스 멀티유스(One-Source Multi Use)로 재가공되는 것이 주로 드라마가 중심이었으나 최근에는 예능으로 확대되고 있다. 오히려 끊임없는 변주가 가능한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은, 예능이 더 강력하다는 것도 보여준다. 물론 그 중심에는 연출자든 연기자든 매력적인 ‘사람’ ‘스타’가 있다. 각자가 캐릭터가 확실한 브랜드들이다. 다국적 청년들의 토론 프로인 JTBC ‘비정상회담’의 스핀 오프 프로로 성공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도 유사한 사례다. ‘비정상회담’ 출연자 중 한 명의 고향을 나머지 멤버들이 함께 찾아가는 여행 프로로, ‘비정상회담’ 출연자들의 인기에 힘입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양성희 기자 shy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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