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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삼태기 두 삼태기 석 삼태기 열 삼태기….’ 벌써 어깨가 들썩인다.

‘한 삼태기 두 삼태기 석 삼태기 열 삼태기….’ 벌써 어깨가 들썩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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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과 삼태기’ 원년 멤버인 정경수(가운데)씨가 새로 결성한 3인조 보컬 ‘삼태기’ 멤버인 안병대(오른쪽)·정세훈씨와 히트곡 삼태기 메들리를 부르고 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한 삼태기 두 삼태기 석 삼태기 열 삼태기….’ 벌써 어깨가 들썩인다.

[요즘 뭐하세요] 80년대 인기 그룹 ‘삼태기’
팝송서 힌트 얻은 97곡 메들리
앨범 100만장 팔리며 큰 인기
리더 강병철 별세, 3인조 활동
멤버 바꿔 지금도 왕성한 무대


 ‘…언제나 즐거운 삼태기 메들리…행운을 드립니다. 여러분께 드립니다. 삼태기로 퍼드립니다~.’

 이 대목에서도 좌석에 앉아 있을 이 그 누구겠는가. ‘삼태기 메들리’로 유명한 ‘삼태기’가 올해로 데뷔 35년이 됐다. 사실 ‘삼태기’보단 ‘강병철과 삼태기’로 더 알려졌다. 그러나 리더인 강병철씨가 1988년 11월 교통사고로 별세했다. 원년 멤버 4명 중 정경수(60)씨만이 아직도 ‘삼태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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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나온 ‘삼태기 메들리’ 음반 사진. 왼쪽에서 둘째가 정경수씨, 넷째가 강병철씨다. [중앙포토]

 ‘강병철과 삼태기’는 79년 결성됐다. ‘밀물썰물’과 ‘머슴아들’에서 활동했던 강씨가 남성 4인조 중창단을 꾸리면서다. 록밴드에서 베이스기타를 쳤던 정씨는 아는 사람의 소개로 팀에 합류했다. 정씨는 “팀명을 ‘강병철과 OOO’식으로 지으려고 했는데, 형(강병철) 이름이 발음하기 까다로워 가급적 부드러운 어감의 단어를 찾았다. 그래서 나온 게 삼태기”라며 “별 뜻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듬해 ‘고려청자’로 데뷔한 팀은 82년 12월 ‘삼태기 메들리’로 전성기를 열었다.

 “리더(강병철)가 81년 네덜란드의 ‘스타스 온 45(Stars on 45)’ 메들리 앨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우리는 그때 방송 프로그램에 고정출연했다. PD가 주제를 주면 우리가 메들리를 만들었다. 예컨대 3월이면 ‘봄’을 테마로 한 곡들을 메들리로 불렀다.”(정씨)

 음반사는 그들에게 새 메들리를 주문했다. 그래서 97곡의 노래를 21분 54초의 메들리로 이어 붙였다. 가요는 물론 팝송, 민요, 캐럴까지 나온다. 음과 가사가 원래 한 곡이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게 관건이었다. “강원도 금강산 1만2000봉 8만 구암당 유점사 법당 뒤 칠성단에(민요 ‘정선 아리랑’) 신고산이 웃차차차차차차차(민요 ‘신고산 타령’)” 식이다. 멤버들이 밤새 머리를 모아 곡을 흥얼거리면 정씨가 악보에 옮겼다. 10장이 넘는 분량이었다. 정씨는 “가사를 적어보라면 못 적는다. 그런데 부르라면 부를 수 있어 정말 신기하다”고 말했다. ‘삼태기 메들리’는 당시 100만 장이 넘게 팔렸다. ‘강병철과 삼태기’는 83년 KBS 가요대상 중창단상을 받았다. ‘함’ ‘낚시터의 즐거움 ’‘항구의 일번지’ 등 히트곡이 이어졌다.

 86년 ‘강병철과 삼태기’는 내분 때문에 사실상 해체됐다. 다들 따로 활동했다고 한다. 그래도 정씨 등 창단 멤버들은 88년 강씨의 장례를 마지막까지 챙겼다. 정씨는 이후 브레이크 댄서 출신인 안병대(42)씨와 통기타 가수였던 정세훈(42)씨를 만나 3인조 보컬 ‘삼태기’를 이어가고 있다.

 안병대씨는 “매일 방송·행사·잔치를 따라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니 가족보다 멤버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다”며 “정이 쌓여 티격태격해도 소주 한 잔으로 금방 푼다”고 말했다. 정세훈씨는 “노래가 흥겹고 재밌다고 우리를 가수로 인정하지 않는 시선도 있다”며 “사람을 즐겁게 하는 게 노래고 예술이 아니라면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정씨는 이렇게 말했다.

 “사업도 해봤지만 다 망해 노래로 다시 돌아왔다. 우리에게도 두 번째 기회가 올 거라 믿는다. 곧 ‘삼태기 메들리 2’가 나온다. 김건모·DJ DOC 등의 신나는 곡들이 들어갈 것이다. 국민들이 우리 노래를 듣고 기운 냈으면 한다.”

 그들은 인터뷰를 마치고 작은 승합차에 몸을 싣더니 다음 일정을 향해 떠났다.

글=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g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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