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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 대신 측면 뚫었다 … 길 찾은 손흥민의 질주

중앙일보 2015.09.22 01:20 종합 35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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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토트넘의 새 영웅이 될 것이다.”

데뷔전 골문 중앙 고집하다 고전
2경기서 3골 “토트넘의 새 영웅”
레알로 떠난 스타 베일과 비슷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3) 토트넘 감독이 한 말이다. 손흥민(23·토트넘)이 데뷔 이후 3경기에 나와 최근 2경기에서 3골을 터뜨리자 그를 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영국 언론은 20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리그 데뷔골을 넣은 손흥민의 활약을 대서특필했다. ‘손이 빛났다(Son shines)’ ‘수퍼 손데이(Super Son-day)’ 같은 헤드라인이 등장했다. 데일리메일은 “토트넘 팬들이 종료 휘슬이 울리자 ‘고 온 마이 손(Go on my Son)’을 한 목소리로 외쳤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단 3경기 만에 토트넘의 팀 색깔을 바꾸고 득점력 빈곤을 해결했다. 거침없이 상대 진영을 휘저으며 돌파해 들어가는 능력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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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손흥민은 3차례 단독 드리블을 성공했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았다. 전반 31분 센터 서클에서 볼을 잡은 손흥민은 40여m를 혼자 치고 들어가 공격을 시도했다. 5초 안팎의 짧은 순간에 상대 진영을 흔들었다. 후반 23분엔 수비수 3명을 달고 왼쪽 측면 20여m를 질주한 뒤 그대로 왼발 슈팅을 날려 결승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상대의 빈 틈만 보이면 어느 위치에서든 치고 나갔다.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이 선수 활동량을 조사한 히트맵(heatmap)에서 손흥민은 상대 진영 중앙뿐 아니라 측면을 활발히 공략한 게 눈에 띄었다. 활동 폭이 중앙에 집중됐던 리그 데뷔전 선덜랜드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손흥민은 2년 전까지 토트넘에 몸담았던 가레스 베일(26·레알 마드리드)을 연상시켰다. 2007년부터 토트넘에서 뛴 베일은 공격적인 재능을 인정받고 2010년 날개 공격수로 전향해 성공을 거뒀다. 100m를 11초4에 뛰는 빠른 발과 거침없는 문전 침투 능력으로 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토트넘에서 6시즌동안 146경기 42골을 넣었던 베일은 2013년 9월 역대 축구선수 최고의 이적료(약 8500만파운드·1550억원)를 기록하면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로 이적했다.

 손흥민도 베일에 밀리지 않는다. 공을 몰고 가면서도 좀처럼 속도가 줄지 않는다. 초등학생 때부터 드리블을 연마한 결과다. 독일에서도 손흥민의 드리블 능력은 인정받았다. 지난해 4월 손흥민이 독일 분데스리가 뉘른베르크전에서 70m를 단독 돌파해 도움을 올리자 루디 펠러 레버쿠젠 단장은 “손흥민은 마치 베일을 보는 듯 하다”며 극찬했다. 장지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해리 케인,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 동료들의 활동량이 큰 만큼 손흥민의 공격 기회도 많아질 것 ”이라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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