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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강화 방안

중앙일보 2015.09.22 01:17 종합 36면 지면보기
중앙일보와 한겨레 사설을 비교·분석하는 두 언론사의 공동지면입니다. 신문은 세상을 보는 창(窓)입니다. 특히 사설은 그 신문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가장 잘 드러냅니다. 서로 다른 시각을 지닌 두 신문사의 사설을 비교해 읽으면 세상을 통찰하는 보다 폭넓은 시각을 키울 수 있을 겁니다.

 <2015년 9월 5일 26면>
전·월세난 놔두고는 경제 못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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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미친 전셋값’이 일상이 돼버렸다. 전셋값은 2009년 3월 이후 6년6개월(78개월)째 오르고 있다. 이 기간 중 상승률이 47.5%다. 집값의 60%가 안 되던 전셋값 비율은 72.4%까지 치솟았다. 전세 사는 이들에겐 2년마다 돌아오는 재계약이 공포가 된 지 오래다. 서울·수도권에선 전셋값이 억 단위로 뛰어오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미 서울 전셋집 중 24%가 보증금 3억원 이상이다. ‘전세 대란’이 중산층까지 위협하고 있다.

 전셋값이 뛰는 건 월세로 빠르게 바뀌고 있어서다. 지난 7월 전국 주택의 월세 거래 비중은 전년 대비 5%포인트 높은 41.5%를 기록했다. 낮은 금리에 실망한 집주인들이 보증금보다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셋집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전세는 한국만의 독특한 제도다.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집값이 치솟던 고성장 시대의 산물이다. 하지만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 주택시장은 물론 경제 전체에 부담을 안긴다.

 무엇보다 소비 위축이 문제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연 1.5%다. 은행의 전세보증금 대출은 높아야 3%다. 하지만 월세는 연평균 7.4% 금리로 환산해 받고 있다. 기준금리의 4배(연 6.0%)를 상한으로 규정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무색하다. 이에 따라 지난 2분기 가계의 주거비 부담이 일 년 전보다 무려 22% 증가했다. 사상 최고다. 소비 심리가 좋아질 리 없다. 한국은행은 월세가 10% 오르면 가계 소비는 0.2% 감소한다고 분석한다. 소득이 적고 젊을수록 그 영향을 크게 받는다. 반면 집주인들은 월세로 받은 돈을 소비하기보다는 저축해버린다.

 가계부채 급증도 전·월세난 탓이다. 지난 1년 새 가계부채는 100조원 가까이 늘어 1100조원을 돌파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집을 사거나 전세금 대출을 받은 사람이 급증했다. 전·월세난이 주택시장뿐 아니라 경제 전체의 활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의 인식은 안이하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나온 부동산 대책 8개 중 7개가 전·월세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 2일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발표한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강화 방안’ 역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에 역점을 뒀다는 지적을 받는다.

 정부는 전·월세 시장 안정에 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야 한다. 서민과 젊은이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과감하게 늘려야 한다. 행복주택만 해도 20만 호에서 14만 호로 규모가 준 데다 착공과 입주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시장 전체의 수급도 살펴야 한다. 수도권 전·월세난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되는 재건축·재개발은 사업 시기 분산 등으로 전·월셋값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시범적으로 하고 있는 공공임대주택의 월세 인하도 임대시장 전체의 월세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경제 전체를 살피는 현명한 주택 정책이 절실하다.

 <2015년 9월 3일 31면>
‘언 발에 오줌 누기’ 서민 주거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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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국토교통부가 2일 내놓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강화 방안’은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엔 턱없이 모자랄뿐더러 치솟는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정부 발표에서 눈에 띄는 내용은 두 가지다. 첫째는 노후 단독주택을 재건축·리모델링해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집주인 리모델링 임대 시범사업’이다. 집주인이 주택도시기금으로부터 낮은 금리(1.5%)로 융자를 받아 노후 주택을 개량한 뒤, 이를 임대료 시세의 50~60%만 받고 빌려주는 방식이다. 이 밖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사업자가 노후 단독·다가구 주택을 사들여 1인용 소형주택으로 개량한 뒤 공공임대 물량으로 공급하는 방안도 있다.

 하지만 이 정도 수단으로 전·월세 시장을 이른 시일 안에 안정시킬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건 무리다. 노후 주택 리모델링 임대사업이 성공해도 정부가 계획한 공급 물량(1000~2000호)으로는 ‘언 발에 오줌 누기’에 가깝다. 더구나 이번 방안에 함께 포함된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물량 확대나 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주민 동의 비율 완화 등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대책이라기보다는 부동산 시장 띄우기 정책이라 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 이래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것만 10여 차례다. 주거안정보다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음을 부인하긴 힘들다. 재건축 연한 단축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도 적용 시기 연기, 총부채상환비율(DTI) 및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완화 등 각종 규제완화 조처를 쏟아낸 게 대표적이다. 서민 주거비 안정 방안이라고 해봤자 4월 임차보증금 및 전세대출 금리 인하 정도가 고작이다.

 서민과 중산층이 느끼는 체감 주거비는 이미 감내하기 힘든 수준에 다다랐다. 월세 전환이 빠르게 늘고 있는 데다, 그나마 전셋값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정부는 곁가지 식의 설익은 아이디어를 찔끔찔끔 내놓을 게 아니라, 이제라도 부동산 대책의 무게중심을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쪽으로 확실하게 옮겨야 한다.


논리 vs 논리
“경제 살리는 주택정책 절실” vs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대책 우선”

<단계1> 공통주제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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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기자실에서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유 장관은 이 자리에서 서민들의 주거 지원 강화와 중산층 주거 혁신을 위한 뉴스테이 활성화 방안 등을 설명했다. [뉴시스]

 사상 최악의 전세난과 월세 전환 가속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지난 9월 2일 전·월세 계층의 주거비 부담을 덜기 위해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해 9월 1일에도 ‘주택시장 활력 회복 및 서민 주거안정 강화 방안’을 내놓았지만 전세난이 계속 심각해지는 등 서민 주거불안이 심화됐다. 그러자 정부는 1년 만에 이번 대책을 발표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방안에 포함된 세부 대책들은 현재 진행 중인 ‘뉴스테이’ 및 전세·매입임대 공급 물량을 확대하고, 주거비 융자 지원을 강화한 것이 전부라 새로울 게 없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이번 대책에서 눈에 띄는 것은 ‘집주인 리모델링 임대사업’이다. 이는 낡은 단독·다가구주택 소유자에게 연 1.5%의 낮은 이자로 리모델링 비용을 최대 2억원까지 빌려줘 노후 주택을 독거노인·대학생 등 저소득 1인가구를 위한 다가구주택(1가구 30㎡ 이하)으로 개량하는 사업이다. 시세의 50~80% 수준에서 임대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장 20년간 수수료를 받고 임대 관리를 책임지는 방식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가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주변 시세의 50~80% 선의 임대료를 받으며 최장 20년을 의무적으로 임대해야 하는 조건에 비한다면 1.5%의 리모델링 비용 대출 이자는 집주인의 입장에서 볼 때 효과적인 유인책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 비판자들의 중론이다.

 이번 대책이 서민주거 안정 강화 대책이 아니라 오히려 서민주거 안정에 역행하는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경실련은 “이번에 발표한 뉴스테이 사업 본격화와 정비사업 활성화 등 주요 내용은 서민주거 안정이 아닌 건설사와 대기업, 집주인 등 가진 자를 위한 정책일 뿐”이라며 “정작 심각한 주거불안으로 고통받고 있는 세입자 주거안정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단계2> 문제 접근의 시각차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강화 방안을 보는 중앙과 한겨레의 시각차는 사설의 제목에 분명하게 드러난다.

 ‘전·월세난 놔두고는 경제 못 살린다’는 중앙의 사설 제목이 경제 살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언 발에 오줌 누기 서민 주거 대책’이라는 한겨레의 사설 제목은 복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앙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강화 방안이 필요한 이유를 대략 두 가지로 보고 있다. 먼저 지난 2분기 가계의 주거비 부담이 일 년 전보다 무려 22% 증가함으로써 소비심리가 위축돼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단적으로 서민·중산층이 주거비 부담 상승으로 돈을 쓰지 못해 경제가 위축된다는 이야기다. 중앙은 가계부채 급증도 전·월세난 탓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세금 급등으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경제적 부담이 늘고, 이로 인한 소비의 위축이 경제 전체의 활력을 저해한다는 것이 중앙의 분석이다. 중앙은 소비의 활성화가 경제의 활성화를 가져온다는 전제하에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강화’를 역설하고 있다.

 중앙의 논조와 같이 한겨레도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강화’를 역설하고 있다. 하지만 한겨레의 논리 전개의 입지점은 중앙과는 사뭇 다르다. 한겨레는 ‘시장주의’를 비판한다. “서민주거 안정이 아닌 건설사와 대기업 자본, 집주인 등 가진 자를 위한 정책일 뿐”이라며 ‘뉴스테이 사업’을 비판하는 경실련의 입장과 다르지 않다.

 지난 9월 11일 진행된 국토교통부에 대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의 김희국 의원은 “서울시 용산구 뉴스테이 예정지구의 전용 84㎡ 주택 임대료는 보증금 7000만원, 월세 186만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주변 시세에 따라 뉴스테이 월세가 200만원까지 이를 수도 있다고도 밝혔다. 과연 서민이나 중산층이 월 200만원의 주거비를 부담할 능력이 있을까. 이를 감안한다면 뉴스테이 사업이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대책이라기보다는 부동산 시장 띄우기 정책이라 할 수 있다는 한겨레의 지적을 반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단계3> 시각차가 나온 배경 

  한겨레는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주거안정보다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다”고 지적한다. 재건축 연한 단축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도 적용 시기 연기, 총부채상환비율(DTI) 및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완화 등 각종 규제완화 조처를 그 예로 지적한다. 단적으로 한겨레의 입장은 재건축 완화와 같은 각종 규제완화가 주거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중앙도 재건축 완화 문제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안이하다고 지적한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나온 부동산 대책 8개 중 7개가 전·월세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 2일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발표한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강화 방안’ 역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에 역점을 뒀다는 지적을 받는다”는 중앙의 사설이 의미하는 것은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가 전·월세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다시 말해 재건축 완화가 전·월세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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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일 배문고 국어교사

 노후 아파트가 많아 재건축 수요가 몰려 있는 곳은 강남, 서초, 송파, 강동 등 강남 4개 구다. 이 지역의 재건축에 따른 이주로 인해 전·월세 수요가 많아지면 전·월세 가격의 폭등은 강남을 넘어 강북으로까지 확산될 것이 분명하다.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가 전·월세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중앙이 지적하듯 ‘미친 전셋값’으로 이어져 가계의 주거비 부담을 늘려, 궁극적으로 경제를 위축시킨다. 한겨레가 지적하듯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안정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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