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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유전자·세포 연구 접목해 새 치료법 개발 힘쓸 것"

중앙일보 2015.09.22 00:02 라이프트렌드 11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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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신동연 객원기자.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김주항 교수가 X선과 CT 검사 결과를 보며 환자에게 증상을 설명하고 있다.]


분당차병원이 암 유전자 치료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종양내과 김주항(63) 교수를 영입했다. 그는 다양한 신약 관련 임상 연구를 통해 국가 암 관리 사업과 암 유전자 치료 분야의 발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인터뷰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김주항 교수


이달 초부터 분당차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한 김주항 교수는 폐암·두경부암·식도암에 대한 항암 약물치료와 신약 임상치료 전문가다. 신촌세브란스 연세암병원에서 종양내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폐암센터장과 암연구소 소장을 지냈다. 치료법이 없는 말기 암환자를 위해 해외에서 개발된 표적치료제, 면역치료제 같은 새로운 신약을 이용한 많은 임상시험을 진행했으며, 특히 종양선택적 살상 아데노바이러스를 개발하는 등 다년간 암 유전자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대부분의 스타급 교수들이 정년퇴임 후 자리를 옮기고 있는 가운데 정년을 남기고 자리를 옮긴 김 교수의 결정은 의료계에서 조금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분당차병원은 김 교수와 함께 암 진료 및 암 유전자 치료 연구에 있어 임상 수준을 한층 높이는 데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김 교수 영입과 함께 분당차병원에 종양 내과가 신설됐다. 어떤 의미라고 보면 되나.
“종양내과는 폐암·유방암·위암·대장암·부인암·간암·비뇨기암·두경부암 같은 각종 암을 더욱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개발된 항암제, 표적치료제, 면역치료제 등의 새로운 신약을 이용해 많은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한마디로 새로운 항암치료제 개발을 위해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수행하는 핵심적인 파트다. 분당차병원에 종양내과가 신설됐다는 것은 차병원만의 자체적인 새로운 암 치료법 개발에 더 주력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정년을 2년 남겨두고 병원을 옮겼는데.
“안정적인 업무 시스템과 익숙한 환경에서 진료해 왔다. 나날이 진보하는 의료계에서, 머물러 있기보다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소위 빅5라고 불리는 암센터(서울대암병원·연세암병원·서울아산병원 암센터·삼성서울병원 암병원·서울성모병원 암병원)들과 어깨를 겨룰 수 있는 수준 높은 암센터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도 있다. 최고 수준의 암센터들이 많아져야 암환자들이 최상의 치료를 편안하게 받을 수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문용화 교수를 비롯해 전홍재 교수, 김찬 교수, 임선민 교수, 최경주 교수 등 종양내과 의료진 6명도 함께 이동했다. 서로 신뢰하고 협력할 수 있는 의료진들이 함께 연구하면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이동을 결심하는 데 큰 영향을 줬다.”
암 치료를 위해 필요한 효과적인 진료 시스템은 무엇인가.
“대표적인 것이 ‘다학제 진료’다. 환자가 센터를 방문하면 내분비내과, 신경외과, 이비인후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각기 다른 전문 분야의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최적의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바로 다학제 진료다. 다양한 전문 분야의 통합진료를 통해 진단부터 치료 결정, 치료법 수립까지 이루어진다. 환자는 단 ‘한 번’만 방문하면 되는 것이다. 치료와 치료 후 관리도 환자의 상태에 맞게 여러 분야의 의료진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환자들이 보다 편안하고 정확하며 안정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바이러스를 조작해 암세포만 파괴하는 치료법을 개발했다. 어느 단계까지 이르렀나.
“암세포에서만 증식해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죽이는 ‘종양선택적 살상 아데노바이러스 암 치료제’의 효과를 개선하기 위해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변형시키고 조직 침투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 유전자를 탑재한 후 12명의 말기 암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한 결과, 6명의 환자에게서 병변이 조절됐고 1명의 환자는 종양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간·폐 등 전이 병소의 암 덩어리도 함께 줄어드는 것을 관찰했다. 이후 여기에 면역 활성화를 유도해 암세포를 더욱 효과적으로 죽일 수 있는 새로운 아데노바이러스 종양 치료제를 개발했다.”
차병원그룹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차병원그룹은 줄기세포를 이용한 생식의학 및 재생의학 그리고 NK세포, T세포 등을 이용한 면역세포 치료에 많은 연구업적이 있다. 현재도 여러 연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진행해 온 암 유전자 치료에 관한 연구와 차병원그룹의 세포 치료 연구와의 접점을 찾는다면 암에 관한 세포·유전자 치료 연구에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인근 거주 암환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성장시켜 지역사회에도 공헌하고 싶다. 차병원그룹은 미국과 일본 등 세계 유력 병원들과도 활발히 교류·협력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분당차병원 첨단연구암센터’가 글로벌 암센터로도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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