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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는 자가 승리자 장수기업, 그 꿈을 향한 도전

중앙일보 2015.09.22 00:02 부동산 및 광고특집 1면 지면보기
혁신의 대명사이자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 그의 궁극적인 목표 중 하나는 오랜 세월 존속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전기인 『스티브 잡스』에서 "혁신적인 창의성이 충만해 창업자들이 은퇴한 뒤에도 오래도록 영속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반복해 강조했다. 장수 기업은 모든 기업인들의 꿈이다. 하지만 현실은 냉엄하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평균 수명은 32.9년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세계 500대 우량 기업도 40년 안팎이면 그 수명을 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 오래도록 영속하는 기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장수 기업이 많은 나라'로 유명한 일본의 쿠보타 쇼우이치 호우세이(法政)대 교수는 건강한 장수기업의 특징으로 ▶명확한 기업이념과 경영원칙을 세워 준수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을 경영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혁신을 추구 ▶회사 종업원을 소중히 여김이란 네 가지 공통점을 꼽았다. 그 기초는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의 꾸준한 성장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은 녹록하지 않다. 이웃나라인 일본·중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주요 상장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률이 둔화된 상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요 상장사들의 매출 성장률은 지난해 1.4%에 그쳤다. 반면 일본은 4.7%, 중국은 6.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때문에 성장 동력이 식어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 기업들도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안간힘이다. 삼성그룹이 대표적이다. 삼성그룹은 바이오제약과 의료기기, 자동차용 2차 전지 사업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성과도 나오기 시작했다. 삼성이 2011년과 2012년 세계 유수의 바이오제약사들과 합작으로 세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미국 BMS 등과 바이오의약품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열사인 삼성SDI가 만든 전기차용 2차 전지는 BMW나 FCA(피아트-크라이슬러), 포드 같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되고 있다. BMW의 구매담당 클라우스 드래거 사장은 지난 3월 ”배터리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가 아닌 이상 삼성SDI외에 다른 업체에서의 납품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강한 신뢰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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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포브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경영전략의 핵심 키워드를 '투자 확대와 미래 경쟁력 제고'로 잡았다. 현대차그룹은 미래성장동력 확충과 브랜드 가치 제고 등을 위해 올해부터 오는 2018년까지 총 8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또 2020년까지 친환경차 라인업을 22종 이상으로 확대하고 평균 연비도 지금보다 25% 가량 높이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앞으로 4년간 친환경 기술 및 스마트 자동차 개발을 담당할 인력 3250여 명을 포함해 총 7345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SK그룹 역시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SK하이닉스에만 46조원을 쏟아붓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 충칭 지역에 반도체 후공정 생산법인을 준공한 이후 내놓은 추가 투자 계획이다. SK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세계 최대의 석유화학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 사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LG그룹은 연구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연구단지인 LG사이언스파크 건립을 추진 중이다. 친환경 자동차 부품과 태양광 모듈 같은 차세대 에너지 솔루션 분야도 그룹이 총력을 기울이는 분야다. 여기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의 글로벌 선두 자리를 노리고 있다. 세계 4위의 관련 특허 보유건수가 대변해주듯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롯데그룹은 그룹 주력 사업인 유통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옴니채널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옴니채널은 온라인·오프라인·모바일 등 소비자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쇼핑 채널을 유기적으로 융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롯데는 지난해 3월 그룹의 옴니채널 추진 계획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기 시작, 현재 롯데백화점·마트·닷컴 등 19개 유관사가 협력해 옴니채널 구축을 추진중이다.

포스코그룹은 '철강본원경쟁력 강화'를 기치로 삼았다. 방만했던 사업분야를 과감하게 정리해 포스코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철강재 생산과 판매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얘기다. 최근엔 자동차용 강판 생산에 힘을 기울인다. 포스코는 이달 3일 광양제철소에 연산 50만t 규모의 7CGL(Continuous Galvanizing Line·용융아연도금강판공장)을 착공해 글로벌 2위 자동차강판생산업체로 위상을 공고히 했다.

한화그룹은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다. 올 들어 삼성그룹의 방산과 화학부문 4개 계열사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에 성공했다. 지난 7월에는 그룹 내 유통계열사인 한화갤러리아백화점이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경사가 이어졌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부문 계열사인 한화큐셀은 올해 초 셀 생산규모에서 세계 1위 업체로 거듭났다.

GS그룹의 주력인 GS칼텍스는 기존 사업 분야인 에너지를 넘어 화학분야에서도 글로벌 리더로 한 단계 도약한다는 비전을 세웠다. 이를 위해 원유 정제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을 활용해 탄소섬유 같은 고부가 복합소재를 개발하는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계열사인 GS에너지는 지난 5월 초대형 유전인 UAE 육상생산광구의 지분을 취득, 우리나라 유전개발사업 역사상 최대 규모인 하루 약 5만 배럴, 40년간 약 8억 배럴의 원유 생산량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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